슌사이쿠보1 창원 상남동 슌사이쿠보 히츠마부시, 그야말로 신록의 맛 인생에는 가끔 처음 맛보는 듯한 감탄이 모습을 드러낼 때가 있다. 그것은 마치 오랜 겨울을 지나 맞이한 첫 푸름, 봄을 지나 여름으로 넘어가는 순간에 맞닥뜨리는 신록과도 같다. 나에게 있어 히츠마부시가 그러했다. 그냥 장어덮밥이라 부르기에는 그 안에 깃든 정성과 질감, 그리고 시간이 너무나도 깊었다. 언뜻 보면 평범한 한 그릇이다. 잘 구워진 장어가 윤기를 머금고 밥 위에 정갈히 놓여 있고, 반찬 몇 가지와 함께 나오는 소박한 상차림. 그러나 첫 숟가락을 들어올리는 순간, 나는 그 겸손한 겉모습 속에 숨겨진 격조를 깨닫게 된다. 부드럽게 구워진 장어의 결이 입 안에서 부서질 때, 그 향은 들풀 사이로 불어오는 여름 바람처럼 은근하고도 깊다. 첫 번째, 장어와 밥을 그대로 먹는다. 두 번째, 고명과 함께 .. 2025. 4.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