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봄밤 - 오는 벚꽃과 가는 동백 그리고 태평성당 저녁미사
벚꽃이 대충 다 핀 것 같다. 다음 주면 절정에 이를 듯. 흐린 날씨에 미세먼지까지 겹쳐 아쉽긴 하지만 동네 한 바퀴만 돌아도 마음이 말랑 말랑해지는 것 같다. 매년 보는 벚꽃인데 뭐가 이리 좋을까. 동네 원룸 주차장 안쪽에서 흐드러지게 폈다가 떨어진 동백의 흔적을 만났다. 목이 꺾이듯 꽃채로 떨어지는 동백의 모습이 섬찟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선연한 붉은빛도. 점심 해 먹으려고 대파 사러 나왔다가 그냥 동네 설렁탕집에서 한그릇 사 먹고 돌아왔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국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이 참 좋았다. 아삭아삭 달달한 김치와 깍두기가 쳐져있던 미각을 깨워주는 것 같았다. 아주 작은 것에서 삶을 실감하는 나날이다. 이번주는 저녁 미사를 갔다. 태평성당 가는 길에 카페 영업을 마치고 로스팅에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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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2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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