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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

34소초의 추억

by coinlover 2010. 10. 13.
언제나 10월이 되면 생각나는 군대 생활.

19991005 - 20011204

예전 블로그에서 다시 가져와보는 그 때의 기억



그러니까 모든건 제 일병시절 기준입니다.

경복궁의 정동방이라는 대진마을에서 6개월을 보내던 무렵..

취사장에서, 상황실에서, 소대장님 방에서, 내무실에서, 그리고 야외식당에서...

언제나 스케치북만 끼고 살던 시절....

투입해서 미친 듯이 끊어져 버리는 선로 복구를 위해

매일 35Km정도를 걸었던 무렵....

엄지슈퍼에서 사 마시던 2%하나가 삶의 낙이었던 시절...

선임이 사준 호도과자 제조한 곳이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이라는 걸 보고

열라 웃었던 날들...

짱박혀서 짜장면 먹던 억조반점.

99K로 라디오 주파수 맞춰서 듣던 5초소.

TOD 기지로 소대장님이랑 새벽마다 짱박혔던 9초소.
 
대대장님한테 야단 안맞으려고 매일 갔던 3.98km 섹터의 끝에 있던 전경초소.

언젠가 한번가보리라 생각했었던 궁전호텔 스카이 라운지.

수십마리씩 떼지어 앉아서 돌던져도 무시하던 어달해수욕장 갈매기들..

담배 보급이 안나와서 솔 사서 피던 골초 소초원들...

귀신 나올것 같아 무서웠던 창고, 야외 건조장.

선로 체크나가서 한동안 바다만 바라보았던 32-1초소.

선로 깔아놓은지 하루면 망실되던 11-1초소 방파제.

박준성 일병이랑 짱박혀서 노래부르던 11초소.

겁도 없이 올라갔던 드보라 하우스 앞 전봇대..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네.

역시 군바리 시절엔 겁이 없어...

소대장님이랑 부소대장님 액센트 끌고 심심하면 놀러나갔던 삼척 시내..

자주 들렀던 그 문구점.

이등병때 처음 들렀던 서점, 지금도 잊을수 없는 고려당 빵맛.

이름이 가물가물한 9초소 앞 카페.

부소대장님 전출간다고 근무마치고 새벽녘까지 마셨던 맥주.

그래놓고는 한참을 전출 안간 우리 부소대장 김종만 중사.

탈영해서 소대장님 무척이나 골때리게 했던 상근 모 병장(이름이 기억안남).

한민규 병장이 틀어놓았던 김민종의 너를 보내며...

휴가 잘다녀오라고 소대장님이 사주셨던 사재 전투모.

감전 위험이 높았던 취사장의 최성진 병장 컴퓨터.

겨울, 얼어버린 손을 부벼가며 타임테이블 쳐내려가던 그 밤.

전자렌지에 돌려먹던 컵라면..

부식으로 자주 나오던 인기만빵의 도너츠.

이름 듣기도 지겨웠지만 요즘은 그리워서 일부러 끓여먹는 삼양 김치라면.

아주 유능한 통신병이라고 나 칭찬해줬던 천사표 통신소대장..

내 스케치북 뺏어갔던 야구선수 출신의 우리 중대장 구두근 대위.

707출신의 행정보급관,

포반장에서 우리 부소대장으로 온 윤대희 부사관.

언제나 상황실 든든하게 지켜주었던 신병기 상병.

희안한 유머센스로 죽이 잘맞았던 최성진 일병.

항상 특식 준비하느라 바빴던 취사병 일병 양기모.

취사장 옥상의 MG 50을 항상 귀찮아하던 50사수 내동기 김동효.

박식함에 혀를 내둘렀던 유정호 상병.

시나리오 작가를 지망했던 인기작' 바람과 같이 서라'의 안병수 상병.

맨날 사고쳐서 갈굼당하던 김창후 이병의 판박이 허경욱 이병.

낄낄 거리고 다니던 이병 길병민.

프로게이머 출신 이현 일병, 그의 동기 가자 맘 편했던 후임 박준성 일병.

사고 많이 쳤던 박세진 상병과 작업맨이었던 심삼현 상병.

부산 양아치 이종진 일병.

내 통신병 사수였던 지양수 상병.

내게 2분대장 견장을 물려준 김현국 상병.

정말 사람 좋았던 권광완 상병.

전입와서 트러블 많았던, 그러나 내겐 잘해준 조동호 상병.

마지막까지 견원지간이었던 이성원 상병.

지금은 중사 진급한다는 양만두. 그의 동기 배철완 일병.

같이 그림 그리던 정기태 이병

발가벗고 일광욕했던 김해규 이병.

1분대장 유원찬 병장.

조영구 상병을 비롯한 2소대 전속 포반 멤버들...

김우태 병장과 TOD멤버들.

상근예비역들... 다들 보고 싶다. 하루만 다시 소초생활 같이 했음 좋겠네.

우리 소초 전차포는 이제 폐기처분 됐으려나.

아니 소초자체가 폐기 처분됐을 수도 있겠네.

해군 1함대 전용 수영장이 되었을 수도...

정말 길게도 썼다. 우하하하.

그러고보니 11월군번들 다 빼먹었네.

말년에 열나 신경전 벌였던 일병 구본성.

중대 최고의 이발 실력을 자랑하던 60사수 일병 엄윤호.

특별히 기억나는 내용은 없는 일병 김봉한.

뺑끼 원유창 일병...

소대를 분란으로 몰아넣었던 유영준 이병

나중에 어리버리 상황병이 되었던 권영원 이병과

그의 동기로 무척이나 조용했던 이재운 이병.

그리고 내 아들 이병 박민규도 빼먹었구나.

아 맞다. 나중에 3분대장 되었던 신우창 상병도 빼먹었네


돌격 돌격 돌격의 명을 받고 우리는 나섰다.

5중대 전통을 가슴에 안고

싸우면 이기는 우리 소대, 힘차게 전진하는 우리 소대

5중대 혼~ 돌격 2소대~

ㅋㅋㅋ 참 촌스러웠던 우리 소대가 ㅋㅋ

그리고 그 추억의 장소에 2008년 2월 어느날 다녀왔더랬다.

잊을 수 없었던 그날의 동해 여행...

그때 그 먼 길을 같이 갔던 사람은 이제 옆에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