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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봄을 맞이하며

by coinlover 2024. 2. 29.

 

 

1.

 

오늘부로 통영여자고등학교 근무가 공식적으로 끝났다. 

 

내 교직 인생 최초로 5년을 채우지 못했던 곳이다. 

 

교사로서도, 탐구자로서도, 창작자로서도 대실패를 거듭했다. 

 

새 근무지에서는 똑같은 실패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매 순간 행동을 삼가고 삶의 자세를 단속해야겠다. 

 

2. 

 

시간의 가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이란 숫자일 뿐이라는 말은 남들 위로할 때나 하는 것. 

 

삶의 방향성을 제대로 정하고 의미 있는 족적을 찍어나가야 할 때다. 

 

이젠 정말 진짜 진정 진실로 결단코 더 이상 미룰 여지가 없다. 

 

막연하게 바라기만 했던 것들을 구체화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 

 

매일 같이 반성하고 스스로를 몰아쳐야한다.  

 

3.

 

선택과 집중.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꿈꿔왔지만 역량이 턱없이 부족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부족한 자원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정확한 지점에 쏟아부어야 한다. 

 

일단 줄기만 살리고 가지는 버린다.  

 

짧은 쾌락과 긴 허무감의 반복에서 벗어나자. 

 

4.

 

이틀간 프린트 노즐, 커피머신, 그리고 치아를 스케일링했다. 

 

이제 내 몸과 정신, 그리고 삶에 끼여 있는 노폐물도 벗겨내야 할 때다. 

 

실패의 반복이 주는 좌절감, 반복되는 일상에서 비롯된 나태,

 

실속 없는 자존심, 나와 상관없는 이들에 대한 질투,

 

근거 없는 징후에 대한 집착 등  

 

삶의 주름 곳곳에 켜켜이 쌓여 몸과 정신의 일부가 되어버린 단단한 비늘들을 벗겨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