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이라고 오곡밥 먹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장모님께서 몇년전 돌아가신 처외할머니께서 해주시던게 너무 드시고 싶어 만드신 김에 우리 집에도 보내주셨다.)
다섯가지 라면을 섞어 끓인 오라면으로 대체한 적은 몇번 있었지만.
다른 성을 가진 세 집안의 오곡밥을 섞어 먹어야 운이 좋다는데 근처에 오곡밥을 지을 만한 지인이 없어 아쉽다.
나이가 드니 때에 맞게 뭔가를 챙겨먹는걸 꽤 중시하게 된다.
풍요와 대운을 기원하는 마음도 없진 않지만 이런 식으로 라도 나날들에 의미를 붙이지 않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그리고 정신없이 가버리기 때문이다.
귀밝이술은 대보름 아침 식사전에 데우지 않은 청주를 먹는것이 관례지만 집에 잔뜩 쌓여있는 위스키로 대체했다.
근데 내 귀만 밝아져 다른 사람들 말을 잘 들으면 뭐하겠나 싶기도.
못듣고 사는게 마음 편한 시대라.
어쨌든 오늘은 정월대보름.
창밖의 흐린 하늘을 보니 보름달 보면서 소원비는건 무리겠고, 더워나 열심히 팔아야.
다들 내 더위 사...... 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