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나저러나 이왕 시작한 거 3학년 졸업은 시켜야지 하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가
지역 역사과 교사들이 거의 모두 학교를 옮길 예정이라는 정보를 듣고
내년에 이동할 자리가 없어질 것 같아 급작스러운 마음으로 내신서 제출.
비 내리는 퇴근 길, 차 안에서 모처럼 멜롱콜리.
시원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이 묘한 섭섭함은 뭘까?
여긴 대체 어떤 곳이지? 하는 심정으로 헤매며 4년을 보내는 동안
저건 대체 뭐하는 인간일까?라는 시선으로 날 바라봤을 곳을 이젠 떠난다.
뭐 그래봐야 멀지도 않은 곳, 어차피 거기서 거기일 테지만
정신 차리고 멀쩡한 사람처럼 살아봐야겠다.
학생수 감소로 인한 타격이 덮쳐온 진주에는 모 고등학교만 해도 5명이 감 되었다는 풍문을 들었다.
날은 포근하지만 마음은 서늘한 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