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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다원에 커피 마시러 갔는데 갑작스레 신상 맥주 시음회가 시작됨. 

배원장님이 술 못마시고 넘어가는 나를 불쌍히 여겨 챙겨주신 조디악 IPA. 
캔 디자인도 귀엽고 맛도 예쁘고(?) 좋았는데 

이거 한캔 마시고 잠시 쉬려고 누웠다가 그대로 기절.... 불금이 사라져버렸다 ㅜ_ㅜ 
 
 

 
살다보니 알라딘에서 커피를 사는 날도 온다. 
한정판으로 파나마 게이샤를 판매하고 있길래 적립금도 활용할 겸 해서 구입.

 
 

 
게이샤는 알라딘에서 구입해도 게이샤. 
게이샤는 어설픈 내가 드립해도 게이샤(이렇게 맛있게 내리다니 잠시 으쓱했음.). 
꽃향과 과일의 산미가 폭발하는 듯 했다. 
집에서 게이샤를 내려 마시는 시대라는게 새삼 감동적이다. 
 

 
 
다른 커피는 그런 생각을 안하는데 게이샤는 아이스로 마시는게 왠지 모를 죄책감(?) 드는 일이라서(이게 다 커피 근본주의자들 덕분 ㅎ) 따듯하게 마시다가 조금 식고 나서 아이스로 전환. 온도에 따라 변해가는 향미의 차이를 느끼는게 따듯하게 마시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하니 이렇게 하면 반 정도는 목적을 달성한게 아니겠나 하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차갑게 마셔도 맛있기는 매한가지. 나한테는 오히려 더 좋았다. 
 
 
 
 
 

 
 
점심 뭐 먹을까 고민하기가 싫어서 지나다 발견한 죽림 부산밀면에서 후추향 가득한 갈비탕(다른 손님들한테는 후추 넣어드릴까요 하고 물어보더니 나한테는 안물....)과 쌍화탕맛이 나는 밀면으로 간단히 해결. 
 
 

 
어쩌다보니 매주 들리던 트레져스 커피에 거의 2주 동안 못갔던 것 같아 애써 찾아가 아포가토와 필터커피 한잔. 
콜롬비아 엘 엔칸토 카투라 허니 스윗 넥타. 가향커피답게 과일 향이 직관적으로 다가왔다.
너무 더워서 신의 음료(넥타)같은 느낌을 받으며 잘 마심. 
가향커피와 관련해 다양한 논란이 있지만 트레져스에서 취급하는 것들은 나랑 잘 맞는듯. 
 

 
이마트 갔다가 스텔라아르투아 커트러리 패키지를 팔고 있길래 구입. 맥주가 떨어져서 산거지 커트러리가 예뻐서 산게 아니다(설득력 없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전 모델이었던 성시경씨도 싫어하고, 발암물질이 검출된 적도 있어서 한동안 구입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스텔라아르투아 살얼음 맥주에 집앞 황금성 간짜장과 탕수육으로 토요일을 마무리. 배달하시는 분이 탕수육 소짜를 중짜로 착각하셔서 금액을 많이 받으셨는데 요즘 물가가 미쳐서 그런줄 알고 잠시 슬펐.... (다시 오셔서 환불 해주셨음.)


 
 

 
 
창가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니 달 아래 비행기가 날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 저녁 시간에 높은 확률로 만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 

35150이 주력 렌즈가 된 이후 100400은 달과 비행기 찍는 용도로만 쓰고 있다. 
 
 

 

 
 
 

 

일요일 새벽미사 가던 길에 만난 세병관 앞 뉴페이스 길냥이들.  기존에 있던 녀석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구만. 


 
 

 
 
돌아와서는 바로 게이샤 한잔. 이 커피를 따라 마시려고 이렇게 비싼 잔을 미리 사놨었나보다.
촬영 오브제로 구입해놨던 꽃잔에다 마시니 진심 좋았다. 
 
 

 
아침부터 무근본 냉모밀. 
 

 
 
 

 

장모님께서 주신 멜론. 내 돈주고 사먹어 본 적은 없는 과일. 나는 멜론보다 참외가 가까운 토종 한국인.
 
 

 
 
 
요즘도 곤충채집하는 학생들이 있구나. 신기해서 한컷. 
 
 

집 근처 저렴한 대패삼겹살집. 점심 시간을 조금 지난 때 갔더니 한산했다. 대학 다닐때 우리엄마식당이라는 곳의 1인분 1200원짜리 대패삼겹살을 그렇게 좋아했었는데(그때는 돈 없어서 자주 못먹음. 가끔 동기들이랑 수업 비면 낮술 한잔과 함께 먹은 그 저렴한 삼겹살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 그 시절에 먹던 느낌이 나서 좋았다. 청량한 느낌만으로 마신 한국 맥주 중에 병이 제일 예쁜 캘리도, 오랜만에 먹은 폭탄계란찜도, 당귀의 달콤한 씁쓸함도 모두 만족스러웠던 오후. 다른 지역에 여행온 기분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던 그 짧은 길이 너무 더워 낙오할 뻔.
 
 

 
 
그래서 올해 첫 에어콘 가동. 다행스럽게도 일년만에 작동시킨 에어컨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잘먹고 잘놀아서 저녁은 생략하고 스핀바이크 두시간.

 

아무렇지도 않게 또 한주가 흘러간다. 
 
새로 시작될 한주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를 마음에 안고 무거운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