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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해 모처럼 서피랑에 올랐다. 이순신의 도시라 칭하면서 그가 누구와 싸웠는지를 잊고 박경리의 유산에 기대어 살면서 일본산고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 아름다움을 지켜낼 의지는 없는 것 같다. 

 

 

 

 

복잡한 심정과는 달리 산수국이 핀 서피랑 공원은 싱그러운 여름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서피랑을 한바퀴 돌다보니 몸은 땀범벅이 되었지만 불쾌하고 눅눅했던 기분은 뽀송뽀송하게 마른 수건같아졌다. 몸의 감각과 정신의 감각이 이토록 다르다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퇴근 후에는 커피 한잔 내려마시는게 일상인데 어제는 너무 더워 하이볼. 예전에는 토닉워터나 진저에일로 만든걸 선호했는데 요즘은 탄산수를 더 좋아한다. 위스키가 가진 풍미에 청량함을 더해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탄산수하이볼을 처음 마셔보고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는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던 몇년전을 생각해보면 사람의 취향이란 참으로 간사한 것. 그때보다 미각이 발전해서 그런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