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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져스 커피 통영에서 파는 필터 커피를 종류별로 모두 마셔보고 있는데 
 
콜롬비아 빌라 베툴리아 시드라를 5번째로 마시고 이건 찐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진한 적갈색이면서도 투명함이 느껴지는 이 한잔은 첫모금부터 엄청 진하고 강했다. 
 
상쾌한 꽃향에 이어 과일의 달달함이 밀고 들어왔다. 
 
물오른 물렁한 복숭아가 아니라 과육이 적당히 단단한 상태의 풋과일이 주는 새콤함이 섞인 단맛.
 
산미, 단맛, 기분 좋은 씁쓸함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바디감이 훌륭했다. 
 
상태 좋고 개성이 넘치는 원두의 잠재력을 바리스타의 솜씨로 잘 뽑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각이 주는 감동은 휘발성이 커서 이 맛을 구체적으로 기억 못할 것이 뻔하니 아쉬울 뿐이다. 
 
가슴에 남기고 싶은 맛이었다. 
 
 
 
 
스페셜티 커피를 왜 아이스로 마시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시원한 음료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맛을 더 느끼기 위해 굳이 먹기 싫은 뜨거운 음료를 감내하고 싶진 않다.
 
좋은 원두로 내린 커피는 아이스로 마셔도 충분히 맛있다.
 
따듯하게 마시는 것에 비해 향미를 느끼기 힘든 부분이 있다해도 내겐 그 차이가 
 
아이스를 포기할 정도로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리고 스페셜티를 아이스로만 마시다보니 나름의 기준이 생겨 서로 맛을 비교하기도 편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