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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남동에 새로 오픈한 적산가옥 찻집. 1936년에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식당을 했었는데 내부 구조가 너무 불편해서 찻집으로 업종을 변경했다고. 

 

 

왜 노키즈존인지 바로 납득할 수 있는 계단. 2층이 카페의 접객 공간이라 엄청 가파르고 좁은 이 계단을 무조건 통과해야 한다. 애들 입장 허용하면 사고 꽤 많이 날듯. 주방이 1층이라 음료와 디저트가 올려진 쟁반을 들고 계속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노동 강도가 상당해 보였다. 손님 많이 들면 주인 내외 몸살하시는건 아닌지. 

 

 

 

적산가옥을 개조해 만든 카페를 몇군데 가본 적이 있지만 여기처럼 일본 스러운 곳은 드물었다. 통영이 아니라 일본 어딘가에 있는 찻집에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들렀을 때는 마침 손님이 없어서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잘 받을 수 있었다. 곧 사람들이 올라와 자리가 가득 차니 처음에 좋았던 분위기가 반감되는 것 같긴 했다. 혹시라도 이 가게에 가볼 생각이 있다면 오픈시간을 노리는 게 좋을 것. 

 

90%의 일본색에 10% 정도의 한국 소품이 섞여 있다. 계단 위에 붙어있던 대동여지도나 거북선 모형 등이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게 신기했다. 

 

 

약간의 쫀득함이 기분 좋았던 화과자 유자 풍미가 살짝 나는 것이 덜덜한 느낌을 잡아줘서 맛있게 먹었다. 한입 배어무니 바사삭하는 소리가 광고에 들어가는 음향효과처럼 들렸던 앙버터모나카. 비주얼도 맛도 부족함이 없었던 말차라떼까지. 멀리 여행온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던 다과 한상이었다. 

 

 

 

 

다과 한상 세트는 포장으로도 판매하는 듯. 정성스럽게 포장한 한박스라 받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가게에서 먹으면 14000원인데 포장하면 22000원. 박스랑 포장 값이 꽤 많이 붙는 것 같지만 비주얼을 보면 납득할만한 수준. 

 

통영 여행오는 사람들 사이에 벌써 입소문을 타서 주말 되면 자리 잡기도 힘들어질 것 같다. 더 번잡해지기 전에 구경하고 온 게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