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 사는 사람들에서 마츠다 부장이 슬러쉬된 얼음이 한껏 올려진 맥주를 마시며 감탄하는걸 보고 한국엔 저런게 없나 했는데 역시나 있었다. 설맥이라는 프랜차이즈에서 팔고있는 눈꽃맥주. 얼마 전에 죽림점이 생겼다고 해서 벼르고 있다가 월요일부터 달려갔다. 크라운맥주나 역전할맥과는 비슷한듯 하면서도 다른 비주얼과 맛. 맥주가 싱겁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던데 어차피 올려진 슬러쉬가 맥주 얼린거라 녹아도 맥주가 묽어지진 않는다. 무엇보다 녹을 틈도 없이 완샷을 때리는게 이 맥주를 제대로 마시는 방법이라 나오자 마자 슬러쉬를 휘휘 저어서 단숨에 클리어. 어차피 이런 류는 홉의 풍미니 뭐니 그런걸 따지는게 아니라 청량감+부드러움 하나로 밀어붙이는거고 딱 그정도 느낌으로 즐겁게 마셨다. 더운 여름날 늦은 오후쯤에 달려가서 한잔 하면 행복지수가 올라갈 것 같은 맛이었다.
안주는 이런 류의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할만한 무난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갈릭소스로 버무린 모듬 소세지를 시켰는데 모자람 없이 잘 먹었다. 설맥 두잔에 크림생맥(이건 그냥 생맥이라고 하는게, 크림같은 거품은 없었다.) 한잔 마시니 알딸딸해져서 리타이어.
돌아오는 길에 두꺼비 오뎅이 보여서 가볍게 청하 한병, 기본으로 오뎅 3개는 먹어야한다고 해서 고것까지 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