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을 쓰면서 번짐과 뒷면 비침이 없는 종이를 꾸준히 탐색해왔다. 가장 많이 사용했던 알라딘 다이어리와 노트는 많이 취약한 편이었고 몰스킨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구력있는 분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종이를 쓴 노트는 너무 비쌌고.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게 시그니처 리갈패드. 이마트 문구코너에서 막쓰려고 샀는데 엄청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번짐도 뒷비침도 없어 너무 만족스러웠다. 이 제품에 안착해야겠다 싶어 B5 사이즈 5권들이 4묶음을 사고 리갈패드 커버를 검색하다보니 헤비츠 제품이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만족스러울 것 같아 주문했다. 받아보니 예상했던 대로 질은 좋았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옥스포드 리갈패드 B5사이즈에 맞춰져 있었던 것. 옥스포드 B5는 실제 B5사이즈 규격보다 더 작다. 리갈패드를 대표하는게 옥스포드다 보니 사이즈도 국제 규격이 아니라 옥스포드 규격에 맞게 제작한 모양이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커버 살때 끼워준 옥스포드 패드를 사용해봤는데 내가 쓰는 만년필과 잉크로는 번짐이 심해 쓰기 힘든 수준이었다. 그래서 결국 시그니처 패드를 재단해서 리갈패드 사이즈에 맞췄다. 필사용, 기록용 노트를 몇권씩 들고 다니다보니 가방 무게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는데 이젠 리갈패드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 삶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졌다. 더이상 괜찮은 노트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