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수업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의 뒷처리 문제로 밥 먹을 시간을 놓쳐 애매해져 버린 점심시간,
허기 극복을 포기하고 충무교까지의 산책을 선택했다.
미세먼지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은 청명한 대기,
녹청의 등대, 그 사이로 지나가는 여객선과 어선, 하늘에 떠있는 낮달, 그 옆에 날아가는 비행기까지.
어찌나 이리 완벽하고 전형적인 순간인지.
사진 폴더를 열어보면 똑같은 프레임이 몇장은 있을테지만 그림같은 풍경에 무조건 반사처럼 셔터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