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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동안 들렀던 카페 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부산 중앙동 노티스. 1950년대에 지어진 쌀 창고를 업사이클링해서 카페와 컨벤션홀로 활용하는 곳이었다. 차타고 지나가다 눈에 들어와서 애써 다시 찾아가본 곳인데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 

 

 

 

 

무엇보다 맘에 들었던건 노키즈존이 아니라 키즈존. 아이 친화적인 이 안내 하나가 애 가진 부모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줬다. 애를 챙기지 않는 진상 부모들이 많다는 핑계로 굳이 노키즈존으로 설정하지 않아도 될 곳들이 장사의 편의를 위해 아이들의 출입을 금지 시키는걸 보면서 노키즈존을 내가 먼저 기피 됐다. 아이와 함께 할 때가 아니라도 노키즈존 표기가 있는 곳은 가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런 곳은 가지 말라고 말하곤 한다. 아이를 챙기지 않는 부모들도 극혐이지만 자기들 귀찮을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노키즈존들의 운영 방식도 맘에 들지 않는다. 그 확실한 선긋기가 어떤 식의 리바운드로 돌아올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도 너무 싫다.(통영에 있는 바이사이드같은 경우는 노키즈존을 표방하고 있지만 아이를 확실히 케어할 수 있다면 입장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붙여놨다. 그곳은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만지다 손상시킬 수 있는 귀한 소품들이 많은 곳임에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는 부모의 책임 하에 함께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았다.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귀한 가게다.)

 

 

 

1층은 컨벤션홀, 2층과 3층은 카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는데 루프탑과 연결된 3층은 아이들은 올라갈 수 없었고 넓은 단체석이 준비되어 있었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끌어 안으면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깎아낸 인테리어가 무척 인상적이다. 내부는 매우 넓어 프라이빗한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묘한 공간이었다.  힙하지만 모든 세대의 사람들을 다품을 수 있을 정도로 차분히 정돈된, 업사이클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끌어낸 카페가 아닌가 싶다. 통창을 통해 은은히 들어오는 빛이 너무 좋아 사진도 괜찮게 나온다. 베이커리, 디저트류는 맛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음료가 무난히 맛있는걸 보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여행 중에 한번쯤 들러 쉬워가기 좋을 듯. 아쉬운 점은 차가 없으면 접근하기 힘들다는 것, 그리고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좁은 편이고 차가 많이 들어오면 나갈 때 고생을 좀 많이 할 것 같다는 점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