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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돈이 되지 않는 시대에 사진의 불모지라 부를만한 지역에서 사진으로 생을 이어가고 있는 진짜 사진가 유근종 작가. 모든 영역의 사진을 커버해 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진주 최고의 러시아 전문가. 이분과 함께 러시아 사진 여행 한 번 가는 게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2000년대 중반 무렵에 진주시 가좌동 경상대학교 후문에 있었던 사진 카페 날마다 사진을 운영하셨다. 내 임용고사 원서용 증명사진도 그곳에서 유근종 작가님께 찍었다. 2005년에 날마다 사진에서 똑딱이 카메라 익시를 들고 음료 사진을 찍고 있던 내게 사진작가의 꿈을 심어주셨다. 

 

 

 

진주 최고(最古)의 카페이자 바인 다원을 운영하고 계시기에 일반적으로 배원장이라고 불린다. 젠틀한 성격,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멋진 스타일을 가진 분으로 진주에서 사진을 정말 오래 찍어오신 대놓고 고수(숨기려해도 숨길 수가 없다.). 이분한테 사진 구력으로 덤빌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이는데 본인은 스스로를 너무 낮추시는 듯. 다방면으로 해박하셔서 얘기를 나누다 영감을 많이 받곤 한다. 모종의 사고로 인해 전성기에 비해 너프된 상태라고 스스로는 생각하시는 모양이지만 침체기 동안 더 깊어진 사유를 바탕으로 지난 시절을 딛고 일어나셨기에 더 높은 경지에 오르실 것이라 믿는다. 

 

 

 

 

진주 최고의 셀럽 조경국 방주. 소소책방의 주인이기에 방주라고 불리지만 나는 그 이름을 부를 때마다 왠지 사조영웅전에 나왔던 개방 방주 홍칠공이 떠오른다. 항상 미소를 짓고 계시지만만 허허실실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한 무서운 내공을 속에 감추신 고수. 수많은 저작을 갖고 계시지만 대표작은 단연 필사의 기초, 주변에서 보기 힘든 8쇄 발행의 스타 작가시다. 오마이뉴스, 포토넷 등의 저명한 언론사와 사진 잡지사를 거친 구력을 바탕으로 탄탄하고 맛깔난 글, 담백한 사진을 보여주시며 외모에선 파악하기 힘든 모험심으로 오토바이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부터 유럽까지 횡단한 전력을 보유하고 계시다. 누구나 한번 만나면 빠질 수밖에 없는 섭혼술을 구사하는 고수니 어설픈 마음으로 접견을 시도하면 안 된다. 글쓰기, 사진, 문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급의 식견을 갖고 계시다.  

 

 

 

나의 셀럽들, 다들 만날때마다 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만들어주시는 분들이다. 내 주위에 있는 대단한 분들에게 어울리는 멋지고 능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들이 내게 너무 힘이 되는 인맥이듯 나도 그들에게 생각하면 든든한 느낌이 들만큼 좋은 인맥이 되어주고 싶다. 

 

 

 

 

 

만나서 가장 자주 가는 식당은 엄마국수. 5000원 한그릇이면 하루 종일 든든하다. 저렴하고 양 많고 맛있는 걸로 유명한 집이라 오픈 시간에 맞춰가도 사람이 바글바글. 1월 한 달 동안 사장님의 건강사정으로 문을 닫았었는데 영업 재개 이후 국수 국물이 많이 칼칼해졌다. 

 

 

 

 

 

망경싸롱. 유근종 작가님의 사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카페. 초코공방 숲과 같이 운영되고 있다. 커피와 음료도 좋고 공간도 멋지기에 마니아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 곳. 식사 후 커피는 항상 이곳에서 마시곤 한다. 갈때마다 사모님께서 서비스로 내주시는 초콜릿이나 신메뉴를 하나씩 맛보는 게 큰 재미(이게 바로 지인찬스). 이 날은 밸런타인 한정판으로 만들었던 유근종 작가님의 자작나무사진 초콜릿과 보드카에 절인 체리를 넣은 봉봉을 주셨다. 그동안 위스키 봉봉만 먹어봤는데 보드카 봉봉도 그에 못지않게 매력적인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