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톤오우에서 브라운가츠(신메뉴인듯 지난번에 갔을때는 못봤음). 등심카츠에 데미그라스에서 변주한 듯한 소스가 뿌려져 나오는데 경양식과 일식 돈가스의 장점이 잘어우러져서 맛있게 먹었다. 돈가스에 생맥주는 더할나위 없는 조합. 입으로부터 행복이 쉴새없이 샘솟았다.
돈가스 먹고 힘내서 진주 이곳 저곳을 방랑하다가 진주성 앞에 있는 커피하우스민에 들렀다. 결혼하기 전에 진주에서 가장 좋아했던 카페였는데 위치를 진주성으로 옮겼던 때 부터 한번도 못갔던 것 같다. 몇년전에 다시 원래 건물로 돌아온 걸 보긴 했는데 가봐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보니 10년만의 방문이 되버렸다. 이젠 카페 곳곳에서 세월이 완연하게 느껴졌지만 총각 시절에 좋아했던 분위기가 많이 남아 있어 좋았다(원형계단도 그렇고 벽을 안쪽으로 파서 장식장을 만들어놨던 것도 당시에는 너무 세련되보여서 나중에 집 사면 꼭 저렇게 인테리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포가토 한잔하며 창 밖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온화해지는 것 같았다.
2009년 남해제일고 근무시절 여름방학 보충수업하고 카풀해서 집에 돌아오던 길에 진주성에 들렀다 찍은 커피하우스 민.
한자 한자를 깔끔하게 올려둔게 너무 예뻐서 참으로 좋아했었다.
2012년 6월에 와이프랑 들러서 팥빙수 먹었던게 마지막 방문. 사진과 기록의 힘이란 이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