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학교 앞 써밋커피하우스에 가서
써밋커피1호(솔티드카라멜커피)를 마셨는데 크림이 엄청 진하고 맛있었다.
무심해보이던 사장님께서 뭔가를 주섬 주섬 계속 챙겨주셔서 엄청 많이 먹었다.
구름 사이로 삐져나온 햇살이 통창 안으로 비춰 카페 안이 무척 따듯했다.
멍 때리기 딱 좋았던 30분을 보내고 급식지도 하러 들어갔다.
저녁에는 통영 최고의 이자까야 셰프장에서 우주 최고의 후토마끼를 먹었다.
진진이는 이 맛있는게 싫다고 짜파게티 먹고 집에서 놀겠다고 하더라.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아이다.
분명히 맥주를 시켰었는데
누가 마셨는지 사라져 버렸다.
도둑 맞은 맥주 대신 잔사케 한잔.
셰프장의 디저트 양갱. 넘나 좋은 것. 진짜 너무 맛있는 것. 백개 정도는 혼자 먹을 수 있는 것.
토요일 아침에는 통영 시청 인근을 방황하다 미니스탑에서 벨기에 초코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현지인이 통영을 관광지처럼 즐기는 법에 대해 연구해본 시간이었달까.
수능 보던 주에 배송 받아 놓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뜯어본 XXL사이즈 플레이모빌 산타.
크리스마스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구나!
고양이회관이라는 카페에 들러서 이것 저것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고.
죽림 바닷가에 세워진 아이오닉6 택시를 보며 옆모습은 참 예쁜데 앞은 왜 그리 툭눈붕어같이 만들어놨는지 고민했다.
어쩌다보니 하루종일 한끼도 안챙겨먹어서 어스름이 짙어 가는 시간에 허기를 채우러 기어나갔다.
목표했던 소고기 집이 있었는데 그 옆집에 손님이 바글거리길래 계획을 수정했다.
그리고 곧 그 선택이 잘못됐음을 느끼고 말았다. 손님이 많다고 맛집은 아닌 것이다.
흰쌀밥에 양념갈비는 치트키에 가까운 조합이므로 실패했으되 실패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래도 기특하게 고기 먹으면서 반주 안했다. 오늘은 금주하는 날.
.....일 뻔 했으나 칼스버그와 리버풀 파트너쉽 30주년 기념 맥주를 팔길래
축구에 아무 관심도 없는 나지만 캔이 화려해서 한병 사왔다.
맛은 똑같은 칼스버그더라.
그렇게 아무 것도 안하고 이틀이 갔다.
참으로 잉여로운 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