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분점을 낸후 다른 지역 사람들이 물어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더니 어느 순간부터 긴 웨이팅을 이겨내야 맛볼 수 있게된 해목, 4년전 어느 추웠던 겨울에 너무 불친절한 응대에 질려서 다시는 안가야지 했다가 리뉴얼된 특히츠마부시와 특카이센동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방문했다. 오픈시간인 11시에 테이블링을 시도했음에도 대기가 40여팀. 한시간 정도를 기다려 입장했다.
식전주. 마스자케(됫술)라고 하던가? 홉을 재던 나무틀잔(마스)에 술을 따라 마시는 것. 사케가 넘치듯 복을 받으라는 뜻이 있다고.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서 마스 위에 유리잔을 올리고 술이 흘러 넘칠 때까지 부워주는 퍼포먼스를 보고 언젠가 한번 마셔보고 싶었는데 요즘엔 한국에도 이런 식으로 내주는 곳이 많이 생겨났다. 수삼으로 데코레이션을 해주는데 분위기 덕에 매우 기분 좋게 마셨다.
특히츠마부시의 눈부신 자태. 4년전과 비주얼이 많이 달라졌다. 같이 나오는 절임과 젓갈도 하나 같이 버릴게 없다. 나뭇잎 모양으로 꾸민 호박도, 조개가 들어간 장국도 다 좋았다.
윤기 흐르는 민물장어. 비린맛이라곤 1도 없는, 숯불의 훈연향과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 달달 짭조름한 맛까지 정말 완벽했다. 맨날 먹으라고 해도 거절하지 않을 진미.
특카이센동. 며칠전 털복숭이 고양이에서 먹었던 어설픈 특카이센동과는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의 비주얼과 맛. 감탄하며 먹었다. 말똥성게가 조금 더 올라가 있었으면 해서 조금 아쉬웠지만 ㅋ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야무지게 먹고,
마지막은 오차즈케로....
이 집 모찌리도후가 찐이다. 다른 곳에서 하는 어설픈 것과는 비교불가.
예전의 해목을 생각하면서 식당 수준에 비해 웨이팅이 과한 것 아닌가 했는데 4년전과 완전히 다른 집이 되어 있었다. 한시간 정도의 기다림은 충분히 보상해주는 맛.
해목 웨이팅하다가 보니 길건너에 노티드가 생겨있었다. 이왕 웨이팅하는거 두개를 동시에 하는게 남는 장사다 싶어 40분 기다린 끝에 한박스를 득했다(내 뒤에 서있는 사람들이 전부 대기 손님들). 비슷한 컨셉의 도넛이 많이 나온 후라 원조라고 할만한 이 집 도너츠맛이 그렇게 특별한 줄은 모르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