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해변공원에 오리가 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산책 겸 나갔다 왔다. 이 녀석의 존재를 안건 1월 초였는데 그동안 몸이 아파서 무시하고 있다가 컨디션이 회복되니 대체 어떤 녀석이길래 사람도 많이 다니는 그곳에 터를 잡았는지 궁금해져서 다녀온 것. 자리 잡고 산지 생각보다 더 오래됐는지 누군가가 밥그릇, 물그릇도 갖다 놨더라(이런 경우는 캣맘이 아니라 덕맘인건가? 무슨 동물이든 보이면 먹이를 챙기는 사람이 생기는 게 참 신기하다.).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인지 그리 경계하지는 않던데 카메라 들고 있는 나는 뭔가 이상해 보였는지 뒤뚱거리며 도망 다녀서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 얼굴 앞에 사진기를 들이밀고 찍고 싶었는데. 맑은 콧물을 연신 털어내며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녀석. 친구도 없이 낯선 곳에서 사는 게 힘들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머무를지는 모르겠지만 무탈하게,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