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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학생부종합전형과 이대남들

coinlover 2022. 1. 30. 12:15



성적으로만 재단할 수 없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평가해 미래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던 학생부 종합전형. 하지만 입시결과에만 매몰된 입시 관계자들로 인해 학생부를 매력적으로 꾸미기 위해 하나를 열로 부풀리는 것은 기본이 되었고 거짓과 과장에 대한 머뭇거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져 갔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이익이 정의보다 우선되는 것은 당연했다. 배려와 나눔을 그토록 강조해 자기소개서 공통 양식 3번에 포함시켰지만 그렇게 인성이 좋은 학생들을 선발한 결과는 지금 어떤가? 지금의 이대남들이야말로 학생부 종합전형을 통해 만들어진, 그것을 대표하는 세대가 아닌가? 선택적 정의와 울분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일베 코드가 문화의 기본으로 자리 잡은 이들. 보편적인 이상을 말하는 사람은 꼰대로 몰아붙이며 우리가 가질 수 없다면 다 같이 망하는 게 낫다는 멋진 생각을 가지고 있다. 기본 학력과 상식의 심각한 저하에도 자신들의 모자람을 채우기보다는 그딴 걸 모르는 게 뭐가 문제냐고 반문하며 세상 모든 문제에 대해 내적귀인은 없고 외부로만 원망을 돌리는.... 물론 이대남들 모두가 이렇다고 믿고 싶진 않다. 하지만 넷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이들의 대부분이 그렇고 이런의 성향이 정치판의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으니 실체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학생부 종합전형을 만들고 그것이 보여줄 바른 미래를 주장한 사람들이 바랬던 결과인가? 학력고사와 수능이 공부만 잘하는 괴물들을 만들어냈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은 공부도 못하는 괴물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 아닌가? 나 또한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입시를 담당하는 교사로서 항상 팔이 안으로 굽었고 능력과 인성이 모자라는 경우라도 최선을 다해 좋은 글로 포장하여 대학에 진학시켜왔다. 성공하는 학생부 적는 법과 같은 책이 팔리고 대학이 바라는 자기소개서 작성법 강좌가 있으며, 입시지도 교사들을 모아 우수한 학생부 사례를 분석하는것이 일반화된 이 사회에서 이게 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괴로워할 필요가 있는걸까? 최근 십여년간 입시에 몸담았던 모든 이들은 자기의 제자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왔는가? 우리는 우리 제자들의 행동과 성향을 가감없이 학생부에 적을 수 있었는가? 인성이 엉망임에도 불구하고 제자라는 이유로, 입시 결과를 생각해야하는 입장에서 움직여야했지 않은가? 이 학생이 사회에 진출해 지도층이 됐을 때 생길 부작용을 걱정해본적은 없는가? 지금의 입시 제도가 정말 예전의 수능에 비해 인성이 좋은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제도라고 믿고 있는가? 해가 거듭될수록 가슴 속에는 의문만 쌓여간다.


더불어 모당 대표의 담임은 학창시절의 그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