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상으로만 봤던 100도씨가 드디어 출간되었다.
최근 봤던 만화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으며
전하려는 메시지도 강렬하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책을 잡으시라. 최규석은 천재다.
박연차 사건의 마무리가 지어진 오늘 이 만화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왜 1987년의 상황과 2009년의 상황이 이리도 유사해야 하는가?
작금의 상황을 비판하기 위해 1987년의 사건을 꼬아놓은 건 절대 아닌데
왜 당시의 모습을 나열한 것만으로도 2009년에 대한 풍자가 되는 것인가?
작품 내용 중에 당시 전두환 정권이 크랙션 시위를 막기 위해
택시들의 크랙션을 다 떼어버린 얘기가 나온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노무현 대통령 노제 때 대나무 만장을 못쓰게 한게...
화물 연대 파업에 참여하는 기사들의 운전면허를 정지시키겠다는게...
촛불든 어린이를 막아섰다는 경찰이 있었다는게....
시민들을 잠재적 시위자로 보고 서울광장을 폐쇄했다는게....
왜 이런 불순한 생각들이
왜 오버랩되는 것일까....
분명히 민주화된 사회일텐데 왜....?
만화의 마지막 부분 나레이션을 인용해본다.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와 눈물과
빼앗긴 젊음과 생명들
우리는 그것의 댓가로
소중한 백지 한장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통받는 이는 고통이 사라지길 바랐고
누울 곳 없던이는 보금자리를 바랐고
차별받던이는 고른 대접을....
그렇게 각자의 꿈을 꾸었겠지만
우리가 얻어낸 것은 백지 한장이었습니다.
조금만 함부로 대하면 구겨져 쓰레기가 될 수도 있고
잠시만 한눈을 팔면 누군가가 낙서를 해버릴 수도 있지만
그것 없이는 꿈꿀 수 없는 약하면서도 소중한 그런 백지 말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몸바친 이념을 기억하고 있는가?"
우리는 민주화를 위해 흘린 그들의 피에 보답하고 있는가?
기억하는 것은 우리가 빚지고 있는 과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그 기억을 전하는 것은 역사에 투신한 우리의 의무.
매카시즘의 시대는 끝난지 오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만능의 특효약인 것 같다.
이제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될 때가 아닌가 한다.
좌빨이란 표현은 이제 제발 좀 갖다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