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림 삼삼육에서 오랜만에 삼겹살과 목살을 먹었다.
이 집은 통영의 고기집 중에서 소스를 가장 많이 내주는 곳인 것 같다.
카레 가루, 칠리소스, 소금, 사진에는 없지만 와사비, 홀그레인 소스, 쌈장까지.
하나씩 찍어서 먹다보니 어느새 여섯점, 생각보다 많이 먹었다.
하루에 4시간씩 스핀바이크를 타는게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은 이걸 먹어서 그런지 그리 어렵지 않게 완료할 수 있었다.
역시 투입이 있어야 산출도 있는 것.
예전에는 식당에서 단호박찜 나오면 이런걸 누가 먹을까 싶었는데 요즘은 없어서 못먹는다.
어릴 시절 좋아했던 것들이 싫어지지는 않고 안먹던것들의 맛을 깨닫게 되었으니
삶의 즐거움이 늘어나고 있는거라고 할 수 있겠다.
나이가 드니 입맛이 변하는게 아니라 미각의 포용성이 넓어지는건가?
아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동안 죽림에 있는 제주도 푸른밤이라는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사실 이름 빼고 제주도 느낌이 많이 나는 곳은 아니지만 이날은 왠지
제주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조금 행복했다.
와인잔에 만들어준 아인슈패너는 실망스러웠지만 음료맛과 상관없이 마음이 포근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