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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하 교수와 직접적 인연은 없지만 좋아하는 다수의 지인들이 그를

 

소중히 여기시는듯하여 되도록이면 말을 아꼈다.

 

이 글은 한 학생이 그와 관련된 질문을 해왔기에 간단히 해준 말을 정리한 것일뿐

 

그를 까기 위한 글은 아니니 오해는 말기 바란다.

 

1.

 

박유하 교수 책을 읽지도 않고 비판한다며 그를 욕하는 사람들을 역으로 까는

 

사람들도 그 책을 읽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저 서로 자기 편하게 해석하고 있을 뿐.

 

2.

 

그 사람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 그의 주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게 되는데

 

박교수의 의도가 어땠는지와는 상관없이 그 글들은 우리나라에 대한 폄하와 비꼼에 쓰이는 경우가 다수였다.

 

내가 사랑하는 지인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그를 옹호하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에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구입했던 제국의 위안부를 읽다가 놓았다가 읽다가 놓았다가 하는 주제에

 

이 문제에 대해 왈가불가하는건 우스운 일이지만

 

(내가 갖고 있는 책은 재판에서 문제가 된 부분이 삭제된 것이라고 한다.)

 

적어도 그가 의도했던 위안부 문제의 새로운 돌파구 찾기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보는게 맞을 듯.

 

3.

 

병사는 분명 위안부와의 관계에서 가해자임을 면할 수 없다.

 

그러나 내일이면 죽을지 모르는 운명 앞에서 그들이 하룻밤 따뜻한 '위안'을 원했다고 한다면

 

누가 그들을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물론 그들의 그런 심경이 남성주의적 발상이라는 점은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그들을 가해자로 만든 것은 단순히 전쟁터로 떠민 국가만은 아니다.

 

그들을 국가로부터 지키지 못하고 자신을 '지켜줄' 것을 기대하며

 

황폐한 전쟁터로 떠나보낸 책임은 후방에 남은 일반인-여성에게도 없지 않다.

 

한국에서 지난 50년 동안 위안부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그들의 존재가

 

'민족'이라는 것이 늘 자랑스러운 것이어야 하는 민족주의자에게 수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1990년대 이후엔 여성주의와 인권 사상이결부되면서 오히려 '위안부'는

 

민족의 순결한 딸로서 거꾸로 '민족'의 상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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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실렸던 박유하 교수의 글인데 읽고 나서

 

몇가지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죽음 앞에서는 성적 학대 혹은 그들이 말하는 매춘도 위안이라는 다분히 문학적인 감성으로 이해될 수 있는건가?

 

(그것도 한 개인이 아닌 집단에 의한 일인데)

 

후방에 남은 일반인 여성의 책임을 묻고 있는데 그 일반인과 여성이 왜 조선 사람이어야했을까?

 

이 시기는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한 상태니 일본인과 조선인이 한 국가 국민이라고 파악해서 였을까?

 

그렇다면 한 국가에서 왜 조선인만 위안부로가고 일본인 위안부는 언급되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민족주의는 다른나라의 보수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보수를 참칭하는 이들은 민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친일을 자행했던 이들이 해방 이후 생존과 기득권 유지를 위하

 

미군정 등의 권력과 결탁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그들이 현재 보수의 뿌리임은 부정할 수 없다. 

 

민족주의는 그들의 아킬레스건이기에 절대 그것을 앞세울 수 없다. 

 

그렇다면 이 글에서 말하는 민족주의자들은 대체 누구일까?

 

 

내가 박유하 교수와 그 글에 대해 판단을 보류하는 것과 달리 

 

이영훈씨(교수라 부르고 싶지 않다.)와 반일종족주의의 경우는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 정도로 학을 뗀다. 

 

2008년 공주대에서 열린 역사 1급 정교사 연수에서

 

그를 직접 만났고 강연도 들어봤기에 억측이 아니라 팩트에 근거해서 부정할 수 있다. 

 

그가 했던 강연 중 그가 했던 말 중 잊혀지지 않는 것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왜 발전을 못하는지 압니까? 인종이 열등하기 때문입니다.' 였다.

 

그때 내가 받은 인상은 일제시기의 민족주의 우파 중 변절해

 

철저한 제국주의자가 된 지식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2008년 당시 그 얘기를 들으며 분개했던 학교 선생들을 이상이나 쫓는 철없는 사람들

 

취급하던 그의 비아냥거림이 선하게 기억난다.

 

그런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 바로 '팩트만 보자.'다.

 

나는 언젠가 그들의 삶도 팩트에 근거해 부정당하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민족주의에 휘둘리지 않고 사실만을 보며 역사를 판단하며 

 

이웃국가와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해 발전적인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함이다. 

 

 

친일 논란에 휩쌓이는 학자들이 항상 내세우는 말이다. 

 

하지만 발전적인 미래라는 것은 한쪽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다. 

 

네 이웃이 잘못해도 일흔번씩 일곱번이라도 용서하라는 종교의 관점으로 접근할 문제도 아니고. 

 

누군가는 일본이 이미 사과 했으나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작은 목소리 이야기 하고 큰 목소리로 번복하는 것을 사과라고 받아들이긴 힘들다. 

 

언제부턴가 민족주의를 부정적인 개념으로 만드는 것이 

 

진보라 칭하는 이들의 기본 자세인양 되어 버렸다. 

 

분명 민족주의는 흘러간 시대의 유산이며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지금에 와서는

 

우리의 발목을 잡는 족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나라의 독립 운동에서 했던 역할은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더불어 민족주의가 배타적인 형태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하겠지만 

 

그가 가진 순기능 또한 부정해서는 안될 것이다. 

 

국론 통합이라는 말을 할때는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들이 

 

그것을 통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에는 경기를 하는걸 이해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