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러버의 다락방
나의 진주 - 단초식당, 메타 레이벤, 폴드8, 궁이터리, 엘리먼트브루 복숭아 파르페, 부산IPA, 그리고보니 아름다웠지, 나는 오늘도 유물을 본문
나의 진주 - 단초식당, 메타 레이벤, 폴드8, 궁이터리, 엘리먼트브루 복숭아 파르페, 부산IPA, 그리고보니 아름다웠지, 나는 오늘도 유물을
coinlover 2026. 8. 12. 06:39







와이프 병원 검진 차 진주에 왔다가 예전부터 한번 가볼까 했던 단초에 들렀다. 갑을가든 바로 옆이라 오가며 봤을 법 한데 위치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게 신기할 정도였다. 음식맛도 괜찮았지만 무엇보다 말투나 행동에서 느껴지는 친절함에 맘편히 식사할 수 있었던게 좋았다. 별것 아닌게 별게 되는 세상이다. 어떤 맛집이라도 가서 맛보면 사실 거의다 거기서 거기, 가게의 인상을 결정짓는 건 그곳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기분좋고 특별했는가다. 독특한 메뉴, 괜찮은 맛의 음식만 내놓는다고 맛집이 되는건 아니다. 존중은 하지 않으면서 존중받으려고만 하는 가게들을 자주 겪었기에 이런 집의 고마움이 더 도드라진다.

진주 이마트에서 만난 메타 레이벤. 유튜버들 리뷰 볼 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동네 마트에 깔리기 시작하니 현실 속으로 치고 들어왔다는 실감이 들었다. 생각보다 가볍고 모양도 일반 안경과 큰 차이는 없었다. 디스플레이는 체험 못해봤기에 뭐라 말 못하겠고 사운드는 골전도 방식인지 일반 이어폰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같은 감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AI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서포트를 받는 삶, 이게 심화되면 결국 기기의 임플란트가 현실화될까? 사이버펑크 엣지러너에 나왔던 세상처럼 개인의 역량보다 몸에 심은 기기의 성능과 버젼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세상이 펼쳐질까?



폴드4를 끝으로 폴더블 디바이스는 졸업하겠다고 다짐했는데.... 폴드8을 직접 만져보니 생각이 바꼈다. 디자인이 너무 잘 빠졌다. 이게 진짜 폴드의 시작인 것 같기도.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오디세이 개봉일, 조조로 보고 돌아오다가 궁이터리라는 곳에서 가볍게 식사.
영화는 놀란 감독 작품 치고 너무 무난해서 왜 그리 극찬을 받는지 의아했는데..... 곱씹어보니 빠지는 곳 없이 잘찍은 영화가 드문 세상이라 웰메이드만으로도 칭송받는게 아닌가 싶기도. 상영 끝나고 화장실에 갔더니 세명이 일을 치르고 나갈 동안 계속 소변을 보고 있는 아저씨가 계셨다.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관객을 무리없이 이렇게 잡아두는게 보통 일은 아니지.

친구 부모님 장례식장 가기전 서울에서 내려오는 친구를 기다리며 진주 엘리먼트브루에서 복숭아 파르페(요거트 베이스라 내 취향은 아니었다.). 준비되지 않은 이별은 철인의 마음도 무너뜨린다. 어떤 일에도 감정을 잘드러내지 않을만큼 무던했던 친구 녀석이 쉼없이 폭풍오열하는걸 보며 나이가 들어 감정이 아무리 무뎌져도 가족의 죽음은 쉬이 받아 들이기 힘든 일임을 다시 느꼈다.

크고 작은 바윗돌을 머리와 가슴에 얹어놓은 상태라 휴가라 할만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 매년 즐겼던 부산의 여름 놓친 아쉬움을 맥주 한캔으로 달래려 부산IPA를 꺼냈다.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괴즈도 아닌 IPA가 지나치게 시큼했다.

재수좋은 날 전시장에서 구입해온 엽서와 작가의 책. 그림을 잘그리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 반할만한 화력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서헌강 작가의 책. 그가 찍은 눈내린 종묘 사진을 오랜 시간동안 방에 걸어놨었다. 책을 읽다보니 사진 한장 뒤에 얽힌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겠구나 싶더라. 알라딘 펀딩에 참여했던 이재갑 작가님의 그 길 위에 우리가 있었다는 읽고 있는 중, 근현대사 수업때 자료로 사용하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이번 펀딩에도 넘쳐나는 익숙한 이름들, 사진 문화의 저변은 그다지 넓지 않다는걸 절감한다. 아니 어쩌면 영역별로, 집단별로 너무 파편화되어 있을 뿐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