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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당일치기 - 백일평냉, 히떼로스터리, 포디움 아크앤북스, 문구점 센티멘탈노트, 재수좋은 날 : 재수의 연습장, 신발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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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당일치기 - 백일평냉, 히떼로스터리, 포디움 아크앤북스, 문구점 센티멘탈노트, 재수좋은 날 : 재수의 연습장, 신발원

coinlover 2026. 8. 10. 07:47

 

 
 
 
폭염이 정점을 찍고 있던 날, 개같이 헥헥거리며 와이프랑 부산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 손으로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신경쓰이는게 많은 때이긴해도 좋아하는 여름을 이렇게 흘려보낼 수는 없다는 오기가 발동하더라구.  
 
 

 
 
은행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림자 빛망울과 그 싱그러운 녹음이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던 공간에서 오랜만에 머릿속에서 종이 울리는 커피 '봄방학'을 마셨다. 한 모금 음미하고 나서 바로 원두를 샀다. 당분간은 이곳 커피에 정착해야겠다. 
 

 

 
 
부산에도 평냉 맛집이 몇군데 있다. 그중 광안리는 백일평냉 권역, 100일만 운영하려고 팝업을 열었는데 먹으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식 오픈을 했다는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었다. 미셰린 빕구르망에 선정되고 나서는 영업 시작 한시간한 시간 전에 가서 웨이팅 하지 않으면 먹기 힘들 정도의 맛집이 되어버렸다고. 웨이팅 걸어놓고 히떼에서 한 시간을 보낸 후 돌아와 4번째로 입장했다. 연습한게 아니라 진짜 다정함이 느껴지는 친절한 접객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더라. 평냉과 이북식 만두 모두 기대 이상이었는데 특히 이북식만두는 특유의 슴슴하면서도 꽉 찬 맛에 숙주가 식감을 풍부하게 만들어줘서 4개 중에 3개를 내가 먹어버릴 정도로 욕심을 부렸다. 

 
 
포디움에서 열리는 전시를 볼까 하다가 그냥 아크앤북스에서 책구경만 조금. 이렇게 뭐가 많은 공간에서는 하나 하나에 집중하기가 힘들어 구매욕구가 오히려 떨어져 버린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다 만난 문구점 센티멘탈노트. 사장이 문구류를 진짜 좋아하는구나. 이런 곳 많이 돌아보고 고민 많이해서 만든 곳이구나 싶은 생각이 입장하는 순간부터 강하게 들었다. 갖고 싶은 노트가 있어 와이프 얼굴을 봤는데 단호한 거절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며칠 전 트래블러스노트를 구매했다는걸 상기하며 스멀스멀 올라오는 욕망을 힘겹게 억눌러야 했다. 
 

 
작가가 누군지도, 주제가 무언지도 모르고 있다가 와이프가 보러가자고 해서 끌려갔던 재수 좋은 날 : 재수의 연습장. 재능에 성실함이 더해지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보여주는 좋은 전시였다. 처음 입장했을 때는 너무 많은 그림 속에서 대체 뭘 봐야 하는 건가 해서 당황스러웠는데 그 순간을 지나고 나니 작가의 압도적인 화력과 감성이 느껴져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전시에 빠져들었다. '나는 대체 뭘 하고 살았던 걸까? 세상에 이렇게 성실한 천재들이 많은데 재능도 열정도 어중간하기만 한 내가 뭘 해내겠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게 만든 이벤트.   
 

 
 
전시장이 부산역 근처라 한 번은 먹어봐야 하지 않겠나 했던 차이나타운 신발원에 들러 만두를 포장해 나왔다. 집에 도착해 '애써 찾아가서 그 웨이팅을 견디며 먹을 정도는 아닌데?'라는 감상을 와이프와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했다(현장에서 먹었으면 달랐을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