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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서머셋팰리스, 우래옥, 퐁피두한화, 스물트론스텔레, 안덕, 위아마틴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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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서머셋팰리스, 우래옥, 퐁피두한화, 스물트론스텔레, 안덕, 위아마틴파

coinlover 2026. 8. 1. 07:30

 

 
 
 
언제부턴가 서울 오면 언제나 서머셋팰리스에 머문다. 위치도, 가격도 이만한 곳이 드물다. 이번엔 다른 일정이 있어서 2박. 곽군 만나서 술 마시다 노대통령 시절 세간을 뒤흔든 신정아 변양균 스캔들의 주요 무대가 이곳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요즘 평냉에 빠진 와이프 손에 끌려간 우래옥. 평일 오후 3시 30분 대기번호 85. 선풍기 세대가 걸려있는 야외 그늘에 놓인 의자들에 사람들이 빈틈없이 앉아 있었다. 이토록 유명한 가게의 대기장소가 이토록 야생에 가깝다니 참으로 놀라웠다. 불평하는 사람 한 명 없이 묵묵히 대기하고 있는 것도.
 

 
 
한시간쯤 기다리다 너무 힘들어서 우래옥 바로 앞에 있던 바이닐샵을 구경하러 갔다. 생각지도 않았던 브로콜리 너마저 컵을 구해서 기분이 좋았다. 사장님 아내분이 그린 그림들이 너무 멋지더라. 커피맛으로 꽤 유명한 헬카페 3층. 대기가 이렇게 길어질 줄 알았다면 헬카페에서 커피나 마시며 기다리는 건데....
 

 
1시간 30분 대기 끝에 입장한 우래옥, 따듯한 면수가 서빙된다. 숭늉과 보리차를 섞어놓은 것 같은 맛, 나는 육수가 더 좋은데. 
 

 
 
 
인생 첫 우래옥은 익히 들었던 대로의 맛이었다. 누구나 인정할 만큼 맛있다. 면발은 적당할 정도의 탄력이 느껴졌고 생각보다 간이 있어 걸레 빤 물 같다는 평냉 육수에 대한 낭설을 완전히 부정한다. 양도 생각보다 많아 보통 한 그릇이면 웬만한 사람은 배가 불러올 것이다. 불고기도 시켜볼까 했지만 둘이와 서 1인분 주문은 불가능했고 맛만 보려고 96000원을 쓸 정도의 경제력은 갖추지 못했기에 깔끔하게 포기했다. 
 
 

 
와이프를 숙소로 보내고 을지로 골목을 걸어 곽근 만나러 가던 길. 골목 곳곳에 출사 나왔던 사진가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 
 

 
 
곽군을 만나 을지로 OB베어에서 1차, 가게 이름은 OB베어지만 팔고 있는 생맥주는 버드와이저. 근데 부드럽고 맛있어 오히려 좋았다. 2018년에 동혁, 곽군과 같이 갔던 OB베어는 그동안 여러 부침을 겪고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익숙한 까치 로고가 보이길래 들어갔던 맥파이 을지로점에서 간단히 2차, 친절하고 힙했다. 
 

 
곽군의 이돈씨 시그마 FP-L. 여전히 사진 퀄리티 보다는 갖고 노는 재미에 집중하고 있는 덕후의 면모가 느껴졌다. 옛날부터 그랬다. 뭔가 신기한 시도를 많이 하는 친구, 내 취향 중 많은 부분이 곽군한테서 기원한 것이리라. 
 

 
 
곽군과 헤어지고 와이프랑 숙소 근처 이자까야에서 3차. 통영 이자까야에서 생맥 마시다 산화취 때문에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서울은 회전율이 좋아서 그런지 그리 유명한 이자까야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맥주가 매우 신선했다. 평범한 프랜차이즈 꼬지 안주도 우리 동네보다는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주더라. 
 

 
 
 
서머셋팰리스에서 숙박한 다음 날은 꼭 테라로사 광화문점, 서머셋팰리스의 장점 중 하나. 모닝커피 마시기가 너무 편하다. 
 

 
연합뉴스 사옥 건너편은 흡연인들의 성지. 남자들이 줄을 서서 담배 피우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이번 여행 중 제일 좋았던 성률 '여름을 닮은 우리'(그라운드시소 한남), 아다치 미쯔루 구름과 나무 그늘을 기가 막히게 그려낸 성률의 그림도 좋았지만 매미소리, 여름 바람까지 재현해 둔 큐레이션이 정말 멋졌다. 돈이 아깝지 않은 전시. 성률 굿즈 하울 하느라 20만 원 썼다. 
 

 
 
한남동은 푸드코트에서 4만 5천 원짜리 우니마구로동, 도미솥밥을 팔고 있더라. 촌이랑 생활 수준이 다르구먼. 
 

 
 
63빌딩에 퐁피두가 들어왔다고 해서 구경 다녀왔다. 공간이 좁은 건 어쩔 수 없었지만 63빌딩이 환골탈태한 수준으로 바뀌었더라. 큐비즘에는 별관심이 없어 전시 구경은 포기(아트워싱 논란이니 뭐니 그런 건 잘 모르겠고. 현장에서 엄청난 대기줄을 보고 마음이 꺾여버렸다.).
 

 
근처라서 들린 더현대. 포인트오브뷰, 도조커피.... 가면 항상 들리는 곳들. 
 

 
가보고 싶었던 문구점 서촌 스물트론스텔레(스웨덴말로 야생딸기밭이라는 뜻이라고). 좋더라. 노트 만들어오고 싶었지만 마감 시간이 다돼서. 종이가 엄청 다양했는데 아는 게 토모에 리버 정도밖에 없었다. 문구 덕질의 세계는 정말 깊고 넓다. 뭐든 너무 파고 들어가면 패가망신 아니면 성공, 문구점 사장이나 전문 유튜버가 될게 아니라면 적당한 선에서 멈춰야 한다.
 

 
 
지나다 만난 미슐랭 맛집 안덕. 심심한 맛이 정말 내 취향, 나는 우래옥보다 여기가 좋더라. 다음에 또 들리고 싶다.  
 

 
서촌의 편집샵 몇 군데를 들렀지만 딱히 끌리는 건 없었다. 
 

 
지난번에 왔을 땐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던 곳, 노벨상 수상 작가의 독립서점도 자본의 힘은 넘어서지 못했다. 
 

 
서울은 생각보다 많이 덥진 않았다. 습하지도 않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서 통영에 비하면 천국, 역시 여름휴가는 북쪽으로 가야 하는 법. 해질 무렵 숙소로 돌아오던 길. 선선한 바람, 퇴근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서울 사람인 척하며 걸었다.
 

 
셋째 날 아침 종로 엄용백. 부산에서도 서울에서도 엄용백은 사랑임.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위아마틴파.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갈 일이 없는 곳에 있어 개관 후 처음 들렸다. 전시야 뭐 상상했던 대로.
 

 
 
집으로 돌아오던 길, 덕유산 근처의 풍경. 대전 통영 간 고속도로에서 가장 예쁜 구간. 여길 지날 때쯤이면 홈그라운드로 돌아오고 있구나 하는 현실감이 들곤 한다. 다들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누군가가 나보고 걱정 없이 즐기며 산다며 질투 섞인 말을 하더라. 무슨 말씀을. 털어내지 못한 뒷담화, 말못할 고민, 누르지 못하는 번뇌, 겨우 감추어둔 불안감의 진창 속에서 살아간다. 다들 똑같은 삶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