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러버의 다락방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프랜차이즈 카페지만 추천할만한 통영 짹짹커피의 새로운 시작 본문

통영 짹짹커피가 세병관 옆 간창골로 확장 이전을 했다길래 다녀왔다. 이전에 거제 본점, 진주점, 통영점 세 군데를 둘러봤었는데 사실 농협 창고를 개조해 만든 본점 빼고는 큰 감흥이 없었다. 중앙시장 안에 있었던 통영점은 좁은 공간에 젊은 감각을 때려 박아놨던 나름 힙한 곳이었지만 조용히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내겐 버거웠기에 한두 번 들린 게 다였다. 그래도 에스프레소 등의 음료와 디저트는 나름 맛있게 먹었던 지라 넓은 곳으로 이전한다고 하니 내심 반갑기도 했다. 세병관 주차장 왼쪽 바로 옆길, 세병관으로 가는 오르막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안내 입간판이 보인다. 위치가 진짜 좋다. 특히나 관광객들에게는. 간창골에는 고양이 사진 찍으러 자주 다녔는데 이곳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만들어질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역시나 사업하는 사람들의 눈은 나 같은 무지렁이 하고는 다른 것이다. 입구부터 맞이해 주는 통영에서 본 최고로 멋진 향나무(중의 하나)가 시작부터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이 집에서 제일 맘에 드는 건 다름 아닌 이 나무였다.

내부로 들어가면 작은 자갈돌이 깔린 앞마당과 연못이 반겨준다.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서 봄가을에 계절을 즐기기 좋을 듯했다. 인공연못에 드리우는 빛과 물그림자가 청량함을 더해줘서 무거워 보일 수 있는 한옥 카페가 조금 더 경쾌해보였다. 마당 쪽은 아직 정리가 덜된 느낌이기도.


기존에 있던 한옥집은 거의 새로 개축한 수준이었다. 천정의 나무 골조들에 한옥의 정취가 남아 있긴 했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멋을 위해 손님들의 불편을 당연시하지 않은 것이었다. 많은 카페들이 범하고 있는 실수가 있어빌리티에만 집중해 그곳에 오는 사람들에게 좁고 불편한 구조를 감안하고 참으라는 형태를 취하는 것. 이 가게는 한옥카페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요소가 거의 없다. 넓고 쾌적하다. 날이 따듯해지만 창의 유리문들을 개방할 것 같던데 그러면 개방감이 더더욱 강조되어 좋을 듯. 초여름과 초가을쯤에 들리면 절정의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줄 것 같았다. 황금 같은 설연휴 기간을 그냥 놓칠 수는 없었는지 지금은 가오픈 기간으로 운영 중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객도 내부 분위기도 준비가 덜된 느낌은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사장님인 듯했던 여성분의 접객이 너무 친절해서 감동.



짹짹커피에 안 가본 지 꽤 돼서 브랜드 로고나 캐릭터를 리뉴얼했는지도 몰랐는데 내가 알고 있던 것과 조금 달라진 듯한 모습이었다. 특히 가게 곳곳에서 본 짹짹커피 캐릭터 그림은 도도새로 유명한 김선우 작가랑 콜라보를 했나 싶을 정도로 퀄리티가 있어 보였다. 언뜻 듣기로는 통영점 사장님께서 직접 작업하신 거라는데 감각과 실력이 대단하신 듯.



에스프레소 4잔과 아이스크림, 빵 두 종류를 먹어봤는데 미각이 까다롭지 않은 내 입에는 다 괜찮았다. 프랜차이즈지만 프랜차이즈 같지 않은 것이 짹짹커피의 장점. 이 정도면 웬만큼 수련한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개인 카페보다 나은 수준이다. 필터커피가 없는 것은 개인적인 아쉬움. 그래도 더치커피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여기 더치커피 큰 사이즈의 라벨 디자인이 예뻐서 조만간 한 병 사러 다시 갈 듯.

바 옆쪽 위에 올려져 있던 수평계에 바르게 살자라는 문구가 인상 깊었다. 바른 마음을 가진 분들이 바르게 운영하니 앞으로도 잘되어 나갈 듯.

나오는 길에 다시 봐도 멋졌던 향나무. 불타오르는 저 나무의 모양처럼 활활 타올라 통영의 새로운 명소가 되길. 뭐 내가 이런 기원을 해주지 않아도 이미 그렇게 될 분위기가 느껴지더라.

어쩌면 거제 본점보다 더 유명한 공간이 될 것 같은 통영 간창골의 짹짹커피 통영점. 통영 오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픈 가게다. 너무 칭찬 일색으로 쓴 것 같은데 받은 거 하나도 없다. 너무 친절한 접객에 감동받아서 오랜만에 진심을 담아 포스팅하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