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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졸업, 종업 그리고 제자리걸음 2월의 씁쓸함 - 오리지널비어컴퍼니(OBC) 코스모스에일을 마시며 본문




졸업과 종업식.
누군가는 졸업을 하고, 누군가는 퇴임을 한다.
누군가는 전근을 오고, 또 누군가는 간다.
스물네 해 동안 수도 없이 겪어온 일인데도, 이별과 시작이 겹쳐지는 이 시기만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일을 기계처럼 처리하며, 몽롱한 정신으로 흘려보내는 무기력한 2월.
일 년 중 가장 싫고, 가장 거북한 시간이다.
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의 근황이 들려오고, 잊었다고 믿었던 기억들이 불쑥 고개를 든다.
좋았던 사람들과는 헤어지고, 또 낯선 사람들과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이 이 시기를 더 버겁게 만든다.
그래서 이때만 되면 어디 동굴 속으로라도 기어들어가 두문불출하고 싶어진다.
냉장고에 쟁여 두었던 코스모스 에일을 꺼내 마시며, 좌절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마음을 조심스레 달래본다.
입안 가득 퍼지는 특유의 향이, 이 술을 처음 마셨던 그 즐거웠던 시간을 잠시나마 되살려 준다.
그 기억에 기대어 새 봄이 올 때까지 버틸 힘을 아주 조금 비축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