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네 번째 텐동집이 문을 열었다. 봉수골의 니지텐이 첫 번째, 무전동의 포텐이 두 번째였다. 다만 텐동123이 포텐 사장님의 전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곳은 같은 맥락으로 묶어도 좋겠다. 세 번째는 데메길의 코카모메. 그리고 이번에 터미널 근처에 문을 연 프랜차이즈 저스트텐동이 네 번째다. 포텐은 지금 문을 닫았으니, 현재 통영에 남은 텐동집은 니지텐과 코카모메, 그리고 이제 막 오픈한 저스트텐동까지 셋이다. 흥미로운 건, 현존하는 세 가게 중 두 곳이 봉평동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관광객들에게는 낯선 골목일지 몰라도, 현지인들에게는 사실 그리 편한 위치가 아니다. 그에 비하면 저스트텐동의 입지는 나쁘지 않다. 통영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접근성이 좋다고는 못하지만 세 가게 중 가장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자리잡았다. 가게는 넓고 쾌적했다. 인테리어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는 아니지만 깔끔한 구조 덕분에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주문 방식은 QR코드 태그 방식. 키오스크도 아니고 사람에게 직접 말하는 방식도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리 반기지 않는 시스템이다. 괜히 폰 꺼내서 몇 단계를 거쳐야 하는 그 과정이, 밥 한 끼 먹는 데에 어울리는 친절함이라기보다는 살짝 귀찮음을 더한다. 원래는 스페셜 텐동을 먹어보려 했지만 전자식 메뉴에는 없었기에 대신 기본 텐동을 주문했다. 김, 꽈리고추, 새우 두 개, 애호박, 단호박, 느타리버섯, 그리고 온센다마고. 구성은 무난했다. 튀김 상태는 제법 괜찮았다. 다만 느타리버섯은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 결국 남기고 말았다. 고소하긴 한데, 너무 크고 질겨서 젓가락이 자꾸 길을 잃는다.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쾌적함이다. 조리 공간과 식사 공간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텐동집 특유의 기름 냄새가 적다. 대부분의 텐동 전문점이 다찌 자리 앞에서 바로 튀기기 때문에, 아무리 청결을 유지해도 기름기와 열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이곳은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식사 후에도 옷에 기름 냄새가 남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생맥주, 그것도 아사히다(무려 스파 도라이) 튀김 요리와 생맥주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심지어 그 조합이 잘 어울릴 때는 평범한 튀김조차도 별미로 승격된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저스트텐동은 기분 좋은 선택지가 된다. 개인적인 통영 텐동집 순위를 꼽자면, 1위는 니지텐, 2위는 코카모메, 3위는 저스트텐동이다. 포텐이 여전히 영업 중이었다면 1, 2위 사이 어딘가에 자리했을 것이다. 물론 요즘 프랜차이즈 식당들도 맛을 꽤 잘 뽑아내긴 하지만 여전히 오랜 업력의 장인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 문득 드는 의문. 통영 사람들 텐동을 정말 좋아하나? 외지인 입장에서는 굳이 통영에서 프랜차이즈 텐동을 먹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다. 좁은 동네에 텐동집이 셋이라니. 이미 유행도 한참은 지났을텐데. 차라리 좋은 돈가스집이나 장어덮밥집 같은 게 하나쯤 생겨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입맛은 다양하니까.
세줄 요약
1. 가리늦게 저스트텐동 통영점이 개업했다.
2. 괜찮은 접근성과 넓고 쾌적한 공간, 아사히 생맥 판매는 장점.
3. 그러나 통영 텐동계의 일인자 니지텐의 아성을 넘어서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