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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Review

GFX 100S - 중형 1억화소 16비트 RAW의 압도적 해상력과 보정관용도, 여기서 뭘 더 바랄 것인가?

by coinlover 2025. 2. 19.

 

 

어쩌다 보니 3년이 지난 바디 GFX100S를 새 제품으로 사 왔다. 

 

솔직히 GFX50R을 쓸때는 16비트 RAW를 지원하지 않는 데다 화소도 당시 사용하던 A7R4에 비해 부족했던 터라 중형이 주는 장점(비록 크롭이지만)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꿈의 바디라는 핫셀블라드 907X 50CII도 마찬가지였다. 16비트 RAW를 지원하긴 했으나 A7R5를 압도한다는 느낌은 없었었고 답답한 AF와 해도 해도 너무한 수준의 반응 속도에 이건 그냥 아름다움으로 소유하는 바디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렌즈군이 비싼 건 둘째치고 바라는 렌즈를 구하는데도 워낙 오랜 시간 대기를 타야 했던 터라 나 같은 스타일의 사진가가 작업용으로는 활용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유에서 오는 행복감과 찍는 순간의 즐거움은 다른 카메라와 비할바가 아니었지만. 다들 알다시피 중형카메라는 감가상각이 극심하다. 특히 핫셀블라드 같은 경우는 손해도 손해지만 지방에서 판매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런데 중고로 구한다고 치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한두세대 쯤 지난 바디를 구하면 내가 팔 때 문제됐던 감가상각이 나에게 득으로 다가온다. 특히 후지 중형바디가 정말 혜자롭다. 내 목적은 1억 화소 16비트 RAW의 품질을 느껴보는 거였는데 이미 출시된 지 3년이나 지난 이 바디의 중고가가 웬만한 35mm 판형 풀프레임 바디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그리고 운 좋게도 내가 구한 것은 미개봉 신품. 800만 원에 출시됐던 카메라를 반값에 가까운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후지 바디가 주는 미적 만족감은 핫셀블라드에 미치지 못한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했던 50CII와 달리 투박하기 그지없는, 솔직히 미감이라고는 곱게 접어 하늘 위로 날려버린 듯한 디자인이다. 렌즈 또한 투박 그 자체. 마치 거대한 코뿔소나 멧돼지를 보는 듯한 답답함이 느껴졌다. 바디를 개봉하고 처음 사진을 찍었을 때 느낀 건  50R 쓰던 시절에 비해 AF가 좀 더 쾌적해졌다는 것. 물론 소니 바디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애를 쓰며 사용해야 한다는 느낌은 많이 사라졌다. 며칠간 몇 장의 사진을 찍어 컴퓨터로 옮겨보고 느낀 것은 바로 이거지. 여기서 뭘 더 바랄 것인가 하는 감동이었다. 1억 화소 14비트 로우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해상력과 관용도는 잘 데워진 스푼으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뜨는 것과 같은 정도의 느낌을 안겨주었다. 이전에 사용했던 크롭 중형바디들과는 비할 수 없을 정도의 감동이었다. 63mm F2.8만 붙박이로 사용하려 했는데 이 정도라면 망원을 하나 들여서 주 작업용 도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GF 100-200 F5.6을 들였다. 후기들을 읽어보니 해상력이 조금 아쉽다는 내용이 보였는데 실제 사용해 본 결과 아주 만족스럽다. 이 가격대의 망원줌에서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과물을 안겨줘서 앞으로 자주 사용하게 될 것 같다. 이걸 훨씬 상회한다는 GF 110mm F2가 무척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