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밤풍경은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실제로는 눅눅하고 평범하기만 했던 풍경이 이렇게 촉촉하면서도 세기말적인 느낌으로 담겨 있는게 사진의 매력.
진실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아름다운 거짓말.
매번 사진을 찍으러 나가야지 하고 마음을 먹다가도 귀찮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해버리는데
이날은 귀가가 늦었던 관계로 사진 몇장을 찍을 수 있었다.
비맞고 돌아다니는걸 좋아했던 어린 시절에 사진을 찍을 줄 알았다면 참 좋았을텐데
이제야 아름다움에 대한 깨달음을 미약하게나마 얻은게 아쉽기만하다.
천재가 아닌 사람, 혹은 노력하지 않았던 사람의 때늦은 후회는 이렇게 상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