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중앙고에 발령받고 며칠 지난 어느날
아침에 차를 몰고 출근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진주고등학교 근처까지 와있다는 걸 깨닫고 깜짝 놀라 돌아간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고성중앙고등학교의 낯선 분위기가 참 싫어서
전임학교인 진주고를 무척이나 그리워했고
새학교에 적응하는데 두어달이 걸렸던 것 같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학교를 옮긴 첫해 삼월의 홍역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통영여고로 전근와서 며칠, 선생님들 얼굴이 한명 한명 너무 낯설어 어디 외국에 와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자대에 처음 배치 받은 신병같은 느낌이랄까.
저 수많은 사람들 얼굴과 이름을 어떻게 외우고 또 언제 친해질까 싶어 막막하다.
원래 3월 한달 고생하면 왠만큼 익숙해지는게 공식인데
여러가지 상황이 겹친 올해 봄은 그 낯설음이 꽤 오래 지속될 것 같다.
F1.4의 핀나간 풍경이 F8의 선명한 풍경으로 바껴나갈 때까지 무엇을 하며 어떻게 버텨내야할지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