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락보다는 스트레이트로 마시는게
위스키의 향과 풍미를 제대로 즐기는 법이라고 해서
위스키잔의 정석 글렌케런 잔을 샀다.
꽃봉우리같은 잔의 모양이 향을 모아주기에
위스키 마시기에 가장 좋은 잔이라고 해서.
일반 잔이랑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냐만은
어차피 위스키라는게 반은 분위기로 마시는 술이므로.
글렌케런에 담긴 글렌버기 한잔은
내게 금준미주에 준하는 사치.
예전처럼 한입에 톡 털어넣는게 아니라
노즈를 느낀 후 입안에 머금고 천천히 음미하다보니
확실히 모르고 넘어갔던 미묘한 맛과 향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피트감이나 시트러스한 느낌,
바닐라향이 난다거나 꿀과 마른과일의 맛이 느껴진다는
시음 후기들을 보며 이게 뭔 낯선 이국의 여인이 플라맹고를 추는 소리인가
라고 웃어넘겼는데
아직까지 완벽하게 다 잡아내지는 못하겠지만 많은 풍미들이 숨어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시장의 막썰어회도 좋은 술과 함께라면 옥반가효로 변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