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남해에 갔다가 우연히 스쳐지나갔던 앵강마켓.
그때도 가게가 너무 예뻐보여서 뭔지도 모르고 들어갔다가
멸치 등 건어물류를 파는 곳이라고 해서 굉장히 신기해하다가 돌아갔는데
(부산 등지의 플리마켓에 앵강마켓이 참가해 제품을 팔고 있는 것을 본적이 있다.)
이번에는 차를 한잔 하고 가려고 애써 들렀다.
남해 시골 동네인 주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익스테리어가 눈에 확 들어오기에
지나가다가 궁금해하신 분들이 많을 듯.
외부도 그렇지만 내부가 참 멋지다.
마치 일본 관광지 어딘가에 있는 전통찻집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흩날리는 포렴(노렌)이 빛을 머금고 있는 이 시간대가 가장 아름다울 때가 아닌가 싶다.
전면과 후면에 큰 창들이 뚫려있어 아늑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오래됐지만 잘 관리된 듯한 느낌의 나무 소품들과 바닥.
아주 오래 유행하는 인테리어 느낌이지만 사실 이와 비슷하게 꾸미려고 해도
이렇게 잘 안나온다.
여러 종류의 건어물들을 팔고 있는데
멋모르는 내 기준에서 보면 좀 비싸더라.
뭐든 포장이 아름다워지면 가격이 넘사벽.
가게 뒷편으로는 일본식 정원이 펼쳐져 있는데 들어가 볼 수는 없다.
내부 왼쪽 구석에 마련되어 있는 대청마루 느낌의 좌석.
여기 앉아서 음료를 마셔야 제대로인데 항상 만석이더라 ㅋ
말차크림라떼와 청귤레몬소다, 팥양갱을 시켜보았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료를 팔지는 않더라라는 고정관념이 깨진 순간.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부드러운 말차크림라떼, 그리고 청량감과 새콤 달콤함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청귤레몬소다.
다른 곳보다 음료 퀄리티가 상당히 높다. 팥양갱은 대단한 맛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건어물류 판매를 함께하는 곳이라 향이 묻을 수 있는 커피류는 판매하고 있지 않더라.)
이곳은 일본 소도시 어딘가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듯한 느낌을 제대로 주는 곳이다.
시국도 어수선한데 위험한 일본 가는 것보다는 남해 일주 한번 하다가 이런 곳에서 힐링하는게 훨씬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