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예쁜 인테리어에 고만고만한 인스타용 가게겠지 싶은 편견이 생겨 가지 않았던 통영식탁.
주말인데 멀리 나가기는 싫고 통영 내에서 점심을 떼우려다 보니 선택지가 별로 없어 결국 들리게 되었다.
점심시간대의 이 가게는 채광이 매우 좋아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는 장점이 있더라.
석유 난로의 따스함도 좋았고 비록 조화지만 각 테이블마다 다른 색으로 꽂아놓은 튤립도 예쁘더라.
사진이 무척 잘나와서 스푼이나 티슈조차 예쁘게 보인다.
기본으로 나오는 리코타 치즈 샐러드.
달달한 리코타 치즈가 꽤 맛있다.
편견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아마도 이 집의 간판 메뉴일듯한 이순신선로파스타
신선로에 올려진 파스타가 딱 인스타 먹방 사진용의 포스를 풍긴다.
해물크림파스타인데 매콤한 맛을 살짝 가미해 느끼함을 잡았다.
소스의 간과 점도가 적당해 면과 정말 잘 어우러진다.
무엇보다 면을 익힌 정도가 정말 예술이다.
알덴테보다 약간 더 익은 정도라고 할까? 먹기 딱 좋을 정도라서
이 집 실력있는 곳이었구나 하고 감탄을 했다.
명란해전 파스타.
명란의 짭조롬한 맛이 오일파스타와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몰랐다. 명란을 올린 크림파스타는 자주 먹어봤어도
오일파스타는 처음이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역시나 면이 예술.
전혀 기대하지 않고 갔다가 의외로 맛있어서 깜짝 놀랐던 곳.
파스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선택지 중의 하나로 꼭 떠오를 것 같다.
후식 먹으러 갔던 카페306은 실패.
넓고 편안한 공간이었지만 인테리어도 내 취향은 아니었고
(다른분들은 넓고 깨끗해 좋다고 평가하더라. 이건 어디까지나 내 취향의 문제)
음료 또한....
흑당라떼 특유의 묘한 그것이 아닌 지나칠 정도로 괴로운 단맛이 아쉬웠고
연유라떼 또한 그냥 집에서 만들어 먹던 것과의 차별성을 느낄 수 없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카페의 경우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거나
음료나 디저트의 맛이 독보적이어야 할텐데
이곳은 그 두가지 모두 마음에 남는 것이 크게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