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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Review

잡지찬양 - 어반라이크

coinlover 2019. 10. 10. 07:57

나는 잡지 - 매거진을 정말 좋아한다. 

 

어떤 부분에 대한 정통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매체는 아니지만 

 

다양한 분야에 대한 넓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잰 척하고 싶어하는 내 성향으로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을 연예계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이나

 

내가 전혀 바라볼 수 없다고 생각했던 상류층의 단편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잡지를 보면서 얻는 작지만 큰 즐거움이다. 

 

역사비평이나 창작과 비평 같은 깊은 내용을 다루는 잡지도 좋지만 

 

역시나 내 마음을 끄는 것은 멋진 사진과 삽화가 많은 것들이다. 

 

시각적인 것에 집중하는 내 성향상 그런 것에 눈길이 더 가는게 당연하다.

 

이런 잡지 성애자라 얼마전에 이사를 하면서 나를 가장 힘들게했던 것 중 하나가

 

넘쳐나는 잡지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였다.

 

특히 매달 모아온 사진 잡지의 경우는 엄청난 권수로 인해 부피와 무게를 감당할 수 없어

 

대부분 버리거나 지인에게 줄 수 밖에 없었다.

 

(그걸 돈으로 환산해보니.....)

 

정리가 되지 않는 것을 정리하려 시도하는 것은 정말 지독한 고통이다.

 

(뜬금없지만 문재인 대통령님, 조국 장관님이 겪고 있는 일도 비슷하리라.)

 

지옥을 맛보고 나서야 주간이나 월간 잡지는 정말 갖고 싶은 이슈가 다뤄지지 않는 이상

 

다시 사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계간지나 비정기 출간 잡지,

 

그 중에서도 디자인이 독특해서 소장가치를 더해주는 것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매거진 B라든가 사진잡지 보스토크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요즘 제일 애정을 주고 있는 잡지가 바로 어반라이크다.

 

2013년에 월간지로 시작했던 잡지인듯 한데 요즘은 하나의 주제 별로 비정기적으로 출간하고 있는 듯 하다.

 

처음 샀던 것이 문구와 관련됐던 35호였고 그후 호텔, 음식, 일하는 공간과 관련된 이슈를 다룬 3권을 더 샀다.

 

매호마다 디자인이 다르고 독특해 한권으로 완결되는 책 같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특히 음식을 다룬 38호는 책 자체가 너무 예뻐 소장하고픈 욕구를 크게 자극했다.

 

(최신호인 39호는 일반 잡지의 포맷으로 돌아온 것 같아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 잡지에 실리는 사진은 요즘 트렌드에 매우 충실하다. 사진이 예쁘다는 말이다.

 

요즘 진행하고 있는 내 사진 작업 성향이 예쁜 것과 거리가 멀어 나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이런 잡지들에 실린 사진들을 보며 요즘은 이런 사진이 먹히는 구나.

 

이 사진은 이렇게 찍었겠구나, 보정은 이렇식으로 했겠구나 상상하는 것이 나름의 즐거움이 된다.

 

보그 병신체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있어보이는 현학적인 글을 남발하다보니 글이 꼬여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는 걸 뜻한다.

 

다행히 이 잡지에는 그런 성향이 없다. 대단한 미문들은 아니지만 그냥 담백하니 읽기 좋다.

 

매번 변하는 개성있는 포맷과 트렌드에 충실한 예쁜 사진들, 그리고 있는척 하지 않는 글이 모여

 

시간 날때마다 가볍게 읽고 싶은, 집 한켠에 장식해두고 싶은 잡지를 만든 것 같다.

 

너무 자주 나오지 말고 한권을 내더라도 지금같이 소장하고 싶은 잡지로 남아주길 바라며

 

품절되어 구하기 힘들었던 36호를 중고 구매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