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수골에 생긴 빌레트의 부엌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제주도에서 운영하시던 걸 통영으로 옮긴 거라 들었네요.
이런 곳이 생긴줄도 모르고 있다가 조경국 방주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늦게 방문했습니다.
주인분이 어린 시절 외할머니와 함께 통영에 살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꾸며가고 있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정도악(외할머니 성함이라고 합니다.) 도가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이곳의 정체성은 술집인 듯 합니다.
식사 메뉴는 김창남 국수와 명란비빔밥 두개 밖에 없어요.
술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는데 낮에 찾아가서 아쉬웠네요.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내부 공간은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입니다.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평범합니다. 요즘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들이 꽤 많아진터라
우와~ 하고 탄성이 날만큼 멋지다는 느낌을 받기는 힘들죠.
김창남 국수와 명란비빔밥을 시켰는데 반찬을 참 정갈하게도 내주십니다.
오이피클과 김치 볶음, 버섯 조림 모두 간이 딱 좋습니다.
특히 물에 씻어 볶은 듯한 김치는 밥이랑 먹으니 찰떡궁합이더군요.
어머니의 방법으로 만들었다는 김창남(어머니 성함이라네요.) 국수.
국물이 많지 않아 자작한 느낌으로 먹는 국수인데 양념이 꽤 맛있습니다.
집에서 해먹는 국수 같은 느낌이예요.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익숙한.
국수양이 조금 작아서 곱배기 메뉴를 만들어야 할 듯 해요 ㅋㅋ
명란비빔밥은 참기름 향이 가득합니다.
이것도 집에서 냉장고 파먹기를 할때 만들던 그 맛이 나요.
뭔가 완전히 새롭고 신기한 느낌을 받기 원하셨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여기 음식은 그냥 집밥입니다 ㅋㅋㅋ
그래서 참 좋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아쉽기도 합니다.
술집에 와서 밥메뉴만 먹고 이야기하는건 도리에 맞지 않으니
다음에는 술마시러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