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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yeong Log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여름날 죽림 역전할머니맥주

by coinlover 2019. 8. 13.

여름날 오후4시,

 

아침에 먹은 김밥의 칼로리를 소모하기 위해  

 

실내 자전거를 80분간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땀이 비오듯 흘러 입고 있던 옷이 흥건히 젖었네요. 

 

샤워를 간단히 하고 물한잔도 마시지 않은채로 

 

집 근처의 역전할머니맥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얼음맥주 500CC를 시켜 단숨에 들이킵니다. 

 

캬~~~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이 맛이 바로 맥주죠. 

 

한국 맥주 맛있니 없니 하는 소리는 이 순간에 의미를 상실합니다. 

 

갈증이 최고조에 이른 순간 대가리 깨지게 시원한 얼음 맥주는 진리죠 진리. 

 

황금빛의 맥주가 전설로 전해지는 암리타 혹은 신들이 마신다는 음료 넥타르 같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이 집이 딱 좋은게 애들을 데리고 갈 수 있습니다. 

 

진진이 입맛에 맛는 냉동 고르곤졸라 피자가 있어 그걸 다 먹을때까지는 저도 맥주를 마실 수 있습니다. 

 

딱히 맛이 엄청난건 아니예요. 

 

늘 시켜먹는 옛날통닭 반마리도, 국물이 먹고 싶다는 와이프 요청에 시킨 어묵탕도 

 

다 고만고만한 투다리 스타일의 안주 맛입니다. 

 

그래도 이른 오후에 문을 연다는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여름날 낮맥(그것도 살얼음이 낀 맥주라면)은 최고죠. 

 

 

오후4시인데도 손님이 4테이블이나 차있습니다. 

 

많은 손님들 중 특히 카운터 바로 앞에서 소맥을 즐기고 계신 어른신들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네요. 

 

그 시간에 친구를 불러 맥주 한잔할 수 있는 노년이라면 제 기준에서는 대단히 행복한 인생인 것 같거든요.  

 

나이를 먹고 삶을 돌아볼때쯤이 되었을 때 낮맥 한잔 할 수 있는 사람이 한두명쯤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