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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나의 소확행 - 고성 생생돈까스 프리미엄 등심 돈까스와 미니 냉모밀

by coinlover 2018. 6. 20.

1.

 

나는 사실 (친구나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밥 먹는걸 그리 즐기지 않는다.

 

안그런듯하면서도 동행인의 상태에 신경을 무척이나 신경을 많이 쓰기에

 

밥먹는 내내 편하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선택하는 메뉴를 존중하는 터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먹는 경우는 꽤 드물다(나는 초딩입맛에 가까우므로 대구탕, 복국 같은거 먹으러 갈때는 그냥 의무 방어전 정도로 생각한다.).

 

예전에는 그런게 큰 문제가 안됐는데

 

요즘은 살찌는데 민감해서 소식을 하는데다가

 

하루에 두끼를 챙겨 먹는 경우도 적어서 한번 한번의 식사가 매우 소중하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나는 식욕이라는게 없는 것이 아니라 초인적인 의지로 참고 있는거다. 무려 2년동안ㅋㅋㅋ)

 

그래서 먹기 싫은 것을 억지로 먹으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해야하는 식사는

 

지금의 내게는 고역 중의 고역인 것이다.

 

처음에는 버틸만했는데 올해는 다른 괴로움이 많은 고3부장인지라

 

이것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자기방어기제가 작용하기 시작했다.

 

가끔 밥먹자는 사람이 생기면 이런 저런 이유로 다음을 기약하고 먼저 밥먹자는 얘기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내가 요즘 자발적 왕따 생활을 하고 있는데는 이런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이 있는 것이다.

 

 

 

2.

 

학교에서 점심을 거의 먹지 않거나 가끔 혼자 학교 근처의 식당을 순례하곤 한다.

 

그런데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고성읍에 있는 생생돈까스만한 곳이 없다.

 

혼자 가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으며 가면 항상 먹는 메뉴가 정해져 있어

 

사장님이 먼저 '프리미엄 등심 하나 드릴까요?' 하고 말해주기 때문이다.

 

단언컨데 이 집 프리미엄 등심은 진주, 고성, 통영, 거제를 통털어 가장 높은 퀄리티의 돈까스다.

 

사실 이쪽 지역에는 돈까스 맛집이라고 부를만한 곳이 없어

 

프랜차이즈인 사보텐이 그나마 최고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이 집이 최고인 것 같다.

 

고기의 두께부터 비계 부분을 적절하게 배분한 세심함까지.

 

튀김의 바삭한 정도도 딱 적당하고

 

돈가스 소소와 함께 레몬, 와사비까지 같이 내어주기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육즙만 좀 더 살아있으면 내 인생 돈까스인 일본의 돈친칸을 잡아먹을 뻔 했다. 

 

다음부터는 안먹고 남기는 밥은 빼고 소금을 좀 내주셨으면 하는데

 

생생돈까스 사장님이 내 블로그에 들어올 일은 없으니 이 바람이 실현되지는 않겠지 ㅋ)

 

오늘도 마음 복잡한 일이 꽤 있었는데 점심 시간에 홀로 나가 이 돈까스를 마주하니

 

세상사 뭐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냐며 넉넉한 등심이 나를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ㅋㅋㅋ

 

오늘 돈까스는 특히나 퀄리티가 좋아 먹는 내내 행복하더라.  

 

야자감독을 마치고 돌아와 돈까스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긴 글을 적고 있자니

 

요즘 내가 참 많이 힘든가 보구나 싶어 마음이 짠하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