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큰 기둥 중 하나이신 박종우 작가님.
개인적으로는 페친이기도 해서
작가님께서 직접 올려주셨던 사진집을 만드는 과정을 세세하게 읽으며
결과물에 대한 기대를 키워갔었다.
그리고 드디어 세상 밖에 나온 사진집을
받아서 펼쳐보니 압도적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최고 수준의 사진가 + 최고 수준의 카메라 + 최고수준의 출판사 + 작가의 진심 + 긴 작업 시간을
연금술의 솥단지에 함께 부어 넣으면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지는지를 이 책은 그대로 보여준다.
모자라는 필력으로 길게 끄적이는건 오히려 이 사진들을 모욕하는 일인 것 같다.
그냥 사서 보시라.
한국의 분단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면서도
압도적이고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은 처연함을 품은 아름다움이다.
어떤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박찬욱 감독이 언급했던게 기억난다.
돈만 있으면 슈타이들에서 나온 사진집은 모두 사서 소장하고 싶다던.
이 사진집에 들어간 사진들은 양면을 모두 활용한 것들이 많은데
사진 가운데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일반 사진집들과 달리
쉽게 펼쳐 양쪽면을 한장으로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사진가의 사진을 가장 잘 이해하고 그것을 책으로 적합하게 만들어내는 능력이
슈타이들의 명성을 만들어 낸 듯 하다.
printed in Germany by Steidl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