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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새학기가 되면 클립을 산다.
한때 식료품병이었던 것에
사온 클립을 부워서 꽉꽉 채워넣으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서다.
저렇게 해놓으면 이 선생님, 저 선생님이 가져다 쓰며
그렇게 한학기가 간다.
저 병 속의 클립이 바닥을 보일 때쯤
나의 이 무거운 짐도 좀 가벼워져 있기를
바래보며 학년실 불을 끈다.
누구에게도 이해받기를 바라지 않으며,
누구의 애정도 갈구하지 않으며,
고고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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