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있었던 어제
그리고 하룻밤을 보낸 오늘 아침.
하늘은 거짓말처럼 쾌청하고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 더할나위 없이 좋다.
그런데 세상은 어제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웃으며 얘기하고 있지만 말끝에 불안함이 달려 있다.
끝없이 달려가기만 하며 뒤를 돌아보지 않는 우리에게
계속해서 던지는 경고를 우리는 또 애써 무시한다.
지진 이후에는 뭐가 남아 있을까?
그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침에 금계륵 들고 샘플사진 찍으러 나갔다가 잡생각을 많이했다.
내가 살고 있는 고층 아파트, 그리고 지금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들이
요즘처럼 공포스럽게 보인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