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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 살고 있지만 관광지로서의 통영은 그다지 경험해보지 못하고 있는 신세를 한탄하며

 

일요일 저녁 진진이 신발사러 시내 나간 김에

 

관광객들이 다 빠져나간 통영을 한번 즐겨보자며 동피랑 인근 중앙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신발을 산 뒤에는 중앙시장에 있는 맛집 정화순대에 가려고 했으나

 

불현듯 떠오른 것이 애정하는 프로그램 원나잇푸드트립에 나왔던

 

더통영피자가 근처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는 심정으로 들리게 되었지요.

 

방송에 나온 뒤 유명해져서 먹을 수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지만

 

일요일 저녁 일곱시 무렵의 동피랑 입구는 한산하기만 했습니다.

 

통영 살면서도 관광지 근처에도 안갔던 이유가 사람 많은걸 극도로 싫어해서인데

 

거리가 한산하니 너무 좋더군요.

 

폭염이 물러갔지만 여름의 기운이 살짝 남아있는

 

밤거리를 걷는 기분도 참으로 각별했습니다.

 

처음으로 통영 밤거리의 매력을 느낀 날이었네요.

 

각설하고....

 

어쨌든 그렇게 한산한 더통영피자 입구에서

 

조심스레

 

'피자됩니까?'

 

라고 물으니

 

방송에 나왔던 사장님이

 

드시고 가실거냐고 물으시더군요.

 

고개를 끄덕이니 안으로 안내해주셨습니다.

 

 

 

 

 

 

 

 

더통영피자의 내부 인테리어는

 

빈티지 오브 더 빈티지입니다.

 

정말 허름해요 ㅋㅋㅋ

 

뭔가 고급스런 분위기를 바라셨다면 완전 실패하실 겁니다.

 

추억의 뽑기같은 것들이 덕지 덕지 붙어있는

 

옛날 문방구 분위기가 납니다.

 

장소를 옮기기 전의 울라봉과 분위기가 비슷한데

 

거기보다 더 좁습니다.

 

 

 

 

 

 

 

 

 

 

 

 

좁은 공간이 느껴지시나요? ㅋ

 

만약 관광객들이 많은 낮에 왔더라면

 

아마 포기하고 돌아섰을 겁니다 ㅋㅋ

 

 

 

 

 

 

 

 

 

 

 


좁은 주방에서 열일하시는 사장님과 남자 서버 한분이 계십니다.

 

두분 다 불친절하진 않으신데

 

그렇다고 또 완전 친절하지도 않은게

 

딱 경상도 사나이들 같습니다.

 

이 집은 거의 셀프를 지향하더라구요.

 

주문 이후에 음식 나오는 것 빼고는 모두 셀프입니다.

 

음료수도 냉장고에서 직접 가져가 먹는 시스템.

 

몇번 와보면 익숙해져서 편할 것 같긴한데

 

처음 와보니까 숙지해야 될게 많아서 힘들더군요 ㅋ

 

 

 

 

 

 

 

 

 

 

피자 포장을 부탁하고 기다리시는 분들입니다.

 

집에가서 먹어도 괜찮을 것 같긴 하더군요.

 

 

 

 

 

 

 

인테리어 중에 가장 눈길을 끌었던 특이한 조명입니다.

 

이 집의 인테리어 컨셉은 잡동산이 공간인 듯한데

 

통일 안되는 그 묘한 어지러움이 저는 참 좋더라구요.

 

 

 

 

 

 

 

 

아마도 사장님이 나이키와 콜라 매니아인 듯 했습니다.

 

 

 

 

 

 

 

 

 

 

 

메뉴들입니다. 가격이 절대 비싸지 않습니다. 저렴한 편이지요.

 

저희는 피자만 먹어봐서 나머지 메뉴를 평가해드릴 수는 없지만

 

피자맛으로 유추해볼 때 다른 메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얼떨결에 따라나온 진진이는 엄마 품에서 떠날줄을 모릅니다.

 

다섯살의 나이에 덩치는 7살같아서 엄마를 많이 힘들게 하네요.

 

 

 

 

 

 

 

바에 앉아서 인생즐기시는 다섯살 반항아입니다 ㅋ

 

 

 

 

 

 

짧은 기다림 끝에 드디어 등장한 피자.

 

저희는 원나잇푸드트립에서 돈스파이크가 먹었던 전복피자를 시켰습니다.

 

전복이 올라간 피자 맛은 대체 어떨까? 상상이 잘 안되서 먹어보고 싶었거든요.

 

돈스파이크씨는 자기가 먹어본 피자 중에 상위권에 드는 맛이라고 했는데

 

직접 먹어보니 인생 피자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꽤 좋은 맛이었습니다.

 

정통 피자 맛이 어떻고 저떻고 따질 수준은 아니구요.

 

그냥 캐주얼 피자로서 충분히 즐길만한 맛이었어요.

 

 

 

 

 

 

저 가격에 전복이 뭉텅이로 올라가는게 말은 안되겠지만

 

피자 위에 전복은 작은 조각이 몇개 올려져 있습니다 ㅋ

 

전복이 피자 맛에 영향은 전혀 못주더라구요.

 

그러니까 결론은 전복피자라고 전복맛을 상상하시면 곤란하다는 겁니다.

 

 

 

이래저래 멀리있는 맛집들은 다 돌아보지 못하지만

 

가까이 있는 맛집이라도 차근 차근 정복해보자는 생각으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일요일 저녁의 짧은 외출로 저는 그동안 몰랐던 통영 밤거리의 매력을 충분히 맛봤네요.

 

돌아나오는 길에 보니 더통영피자 옆에 타코집이 생겼더라구요.

 

외국인이 직접 만드는 것 같던데 다음에는 그 집에 한번 들러봐야겠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