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박종우 선생님의 분단에 대한 기록 임진강.
스페이스22에서 동명의 전시가 진행되었으나
여러 문제로 직접 가보지는 못했다.
박종우 작가님의 사진 퀄리티야 두말할 필요가 없으니
내가 그 사진에 대해 왈가불가할 것은 아닌 것 같지만
개인적인 감상을 짧게 끄적여 본다.
차마고도 등의 다큐멘터리로 유명하시고
그동안의 작업 자체가 국내 보다는 국외를 향한 것이 많았지만
결국 한국인으로서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기록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고 있었음을 이 작품들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가 보는 분단의 심상을 임진강을 따라 흐르는 풍경을 통해 표현한 이 사진들은
아무 설명없이 봤을 때는 그저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풍경에 불과하지만
그 디테일을 느린 템포로 읽어가다보면 역사의 숨은 아픔이, 분단의 현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슬픔이.... 그런 복합적인 감정들이 들어 앉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
(사실 이런 것을 그냥 스쳐지나가며 바라보는 일반인이 얼마나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선생님의 이전 사진집인 히말라야는 사진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감탄할 사진들이었지만
이 사진집은 사진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게 뭐야 하는 느낌으로 다가갈 수도 있겠다.)
사진집을 보며 계속 들었던 생각은 이 사진들은 대형 프린트로 봐야 진가가 드러나겠구나였다.
사진전을 직접 보지 못한 아쉬움을 더 크게 만드는 사진집이었다.
한국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중 가장 고가의, 해상력이 뛰어난 장비를 사용하시면서도
사진기 그 자체의 물성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한 분이시지만
그래도 역시 그 사진들의 진가는 현장에서 바로보는 듯한 느낌을 뿜어내는
압도적인 디테일이라고 생각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