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감독 박찬욱의 첫번째 사진집이다.
예전부터 촬영현장에 마미야7을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게 단순한 기록용은 아니었나보다.
사진작가로서의 욕심도 충분히 가지고 있었던 듯.
2.
사진집의 내용은 단순한 메이킹 포토북이 아니다.
아가씨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이 가졌던 심상에 대한 기록이라고 보는게 맞을 듯 하다.
제가 주로 찍는 것은 잘난 배우들과 못난 풍경입니다.
라는 글이 작가의 글 첫부분에 등장하는데
이 사진집 또한 배우들과 풍경(영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것까지) 사진으로 이뤄져 있다.
못난 풍경이라는 표현에 대한 작가의 변은 직접 읽어보시길.
3.
개인적으로 큰 감명을 받지는 못했다.
사진이 좋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내게 다가오는 부분은 없었다는 말이다.
스냅 사진과 모호한 개념의 풍경이 일반적인 인과관계를 넘어 펼쳐지고 있는데
그 엮임의 방향성은 작가의 심상을 따라가고 있는 듯 하나 친절하지는 않다.
4.
' 모든 거 뒤의 어딘가에, 내가 찾아내주기를 바라는 뭔가가 있다' 고 믿어왔다.
라는 저자의 글이 가슴에 와서 박혔다.
'찾는 마음만큼 찾아지는 마음이 있을거라 믿는다'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일기장에 적었던 문구다.
무언가를 담아내는, 그려내는,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생각이란 비슷한걸까.
그 퀄리티나 방향성에서는 큰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