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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으로 학생들의 진로 설정을 위한 대학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제목은 대학 탐방이긴 하지만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중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경험해보지 못한 애들이라

 

서울 구경이나 좀 시켜주자는 것이 더 큰 이유였습니다.

 

 

 

 

 

 

단체 사진을 찍기 싫어했던 몇몇 학생들에게 드리는 글

 

 

 

사실 제가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건 철저히 개인적인 이유인데

 

이래저래 사진 찍는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다보니

 

항상 단체사진을 담당하게 됩니다.

 

단체사진 찍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안찍어본 사람은 모르죠.

 

그것도 160명을 줄세워서 찍어야 하는건.....

 

여러분 사진찍으려고 줄세우며 정리하고 있는데

 

 

 

'아 찍기 싫어 진짜.'

 

'이런걸 왜찍냐고'

 

'괜히 자기가 사진 찍고 싶어서 찍는거잖아' 

 

 

 

이런 식의 말을 한마디씩 하는 아이들 궁시렁거림을 들으니

 

정말 카메라를 내치고 싶었네요.

 

그렇게 말하는 학생 중에 제가 평소에 찍고 싶은 학생들은 없었습니다.

 

찍어둔 적도 없고 앞으로도 찍고 싶지 않아요.

 

사실 저는 우리반 애들 사진 찍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거든요.

 

찍히기 싫다는 애들까지 애써 찍고 싶진 않습니다.

 

여러분에게 찍히지 않을 권리가 있듯이

 

제게도 찍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 필요에 의해 찍히기를 부탁한 사진을 거부하는 것이야

 

기분나쁘게 받아들일 일이 아니지만

 

단체생활의 결과물로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사진에 대한 거부감까지

 

제가 감내할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이렇게 찍힌 사진의 결과물은 또 결국 여러분 대입의 자료로 사용된다는걸 감안하면

 

여러분의 짜증은 정말 방향을 잘못잡은 화살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단체사진은 정말 제 취향이 아니므로

 

학년부의 부탁으로, 담임 선생님들의 부탁으로, 학교의 필요에 의해

 

찍게 되는 사진에 대한 짜증은 저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저는 여러분의 전속 사진사가 아니라 학교 선생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우리 반 애들은 말을 잘 들어준다는 겁니다.

 

담임 어드벤티지가 이런데서 작용하네요.

 

앞으로 되도록이면 원하지 않는 단체사진은 안찍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