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달려가 버리는 시간을 그냥 놓아버리기로 한게.
떠나는 사람들을 붙잡지 않기로 한게.
예전에는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버리는게 너무 아쉬워
어떻게든 시간을 잡아보려고 노력했었다.
그때는 사람과 멀어지는게 너무 싫어서
누군가와 싸우고 보지 못하게 되면 며칠간 마음을 졸이며 그를 잡으려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떠나는 시간도, 떠나는 사람도 그저 무심히 바라보고 있을뿐
애써 잡으려 하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닌것 같다. 그저 세월에 따라 자연스레 무뎌지고 단단해졌을뿐.
비가 많이 오는 저녁
예전과 달리 문득 보고싶은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걸 깨달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