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아웃백에서 바라본 울룰루의 일몰.
사실 이 사진을 찍었는지도 몰랐다.
일사병에 걸렸던 터라 사진이고 뭐고 너무 귀찮았었는데
그 와중에도 삼각대 펴고 ND1000 필터끼워서 장노출까지 걸어놨다니.
깨질듯한 두통과 오한, 후들거리던 두 다리만이 악몽으로 남아있었는데
그 때의 나는 이렇게 멋진 풍경 속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구나.
역시나 사진은 멋지다.
내가 살아온 증거를 이렇게 다른 느낌으로 남겨주므로.
내가 기억 못하는, 너무나 주관적인 내 기억을 이렇게 객관적으로 보완해주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