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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수능원서용 사진 대란

by coinlover 2015. 9. 16.

 

 

 

수능원서접수를 하러 갔던 담당 선생님께서

 

멘붕상태로 학교에 돌아오셨다.

 

애들 원서용 사진에서 지적을 너무 많이 받아

 

오늘 내로 재촬영을 하고 원서를 새로 만들어야 할 상황이었던 것이다.

 

걸린 이유는 아이들의 앞머리가 눈썹에 살짝 걸쳐 있었다는게 그 이유.

 

졸업앨범 및 원서 사진을 촬영, 제작했던 사진관에 전화해서

 

재촬영을 해야한다고 하니 사진관 주인께서 오늘 내로 해낼 자신이 없다고 포기선언.

 

결국 급히 조명 설치하고 카메라세팅해서 내가 촬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촬영까지는 그렇다치고 인화 장비는 전부 집에 있었기에

 

촬영을 마친 후에는 집으로 미친듯이 운전해 가서

 

포토샵으로 피부 보정및 얼굴 어긋남 보정,

 

(얼굴 보정을 할 시간은 없었지만 그래도 기본 보정을 안한 상태에서

 

인화하는건 도저히 못할 노릇이라 가볍게라도 손을 봄)

 

3.5*4.5 사이즈로 전부 리사이즈해서 증명사진용 틀에 앉히고 인화.

 

다행스러운 것은 개인 작업 출력을 위해 프린트의 잉크와 인화용지를 미리 주문해놓았다는 것이다.

 

(덕분에 애들은 꽤 고급 용지에 출력된 증명사진을 사용하게 됐다. ㅜ_ㅜ)

 

결국 시간에 맞춰 모든 일을 끝낼 수 있었지만

 

왠지 뒷맛이 씁쓸했다.

 

눈썹이 아예 가린 것도 아니고 약간 가린 정도로

 

사진을 전부 재촬영하라고 한 업무 담당자의 깐깐함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원서 사진을 담당한 사진관이 해야할 일을

 

교사인 내가 사진가라는 이유로 해야하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안그래도 공짜라는 생각이 강한 사진.

 

내가 이렇게 작업해줌으로써

 

아이들에게 더 공짜같은 느낌을 심어주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의문도 들고.

 

이래저래 기분이 깔끔하지 못했던 하루.

 

 

덧붙여

 

학교 졸업앨범 제작하시는 분들이 좀 더 높은 직업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졸업앨범은 학생들에게 딱 한번 밖에 없는, 평생을 가져갈 추억이다.

 

그걸 그냥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