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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간 김에 류가헌에 들러

 

안세홍 작가님의 겹겹 - 지울수 없는 흔적 전을 보고 왔습니다.

 

안세홍 작가님은 이전의 겹겹 전시에 이어

 

지울 수 없는 흔적 전시까지 일본군 성노예 피해여성의 삶을 조명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사진작업 뿐만 아니라 피해자분들의 집고치기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 작업의 진정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죠.

 

이번 전시는 한국과 중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걸쳐있는 성노예 피해자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전시작의 대부분은 피해여성분들의 포트레이트로 이뤄져 있기에

 

미적 기준을 위주로 사진을 보시는 분에게는 인상적으로 다가가기 힘든 전시일 것 같습니다만

 

사진이라는게 원래 테크닉만으로 승부하는 분야가 아니니까요.

 

(사실 이기원 선생님께서 사석에서 인정하실 정도니

 

안세홍 작가님의 사진 실력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사진의 이면에 담긴 삶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광복 70주년이라고 온천지에 대형태극기 도배를 하며 검은 속내를 감추고 있는 누구들보다는

 

이러한 전시 한번 보고 과거를 돌이켜보는 분들이 더 의미있는 일을 하는거라 믿습니다.

 

2004년 서울대 모 교수가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을 자발적 창녀라 칭했다가

 

여론의 직격탄을 맞고 사과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분은 그때 기억은 다 잊고 예전처럼 잘 살고 있는것 같지만요.

 

그래도 그때는 여론이 친일을 말하는 사람을 견제하곤 했지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지요?

 

저명인사들의 친일망언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모두들 그냥 묵과하고 있는 듯 합니다.

 

어쩌면 그들은 성노예 피해자들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이 그냥 빨리 소진되기를.

 

그리고 그것이 잊혀지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는 그것을 망각한 자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한다고 하죠.

 

그래서.... 잊지 않기 위해, 사람들에게 기억시키기 위해 힘든 작업을 해나가는

 

안세홍 작가님 같은 분들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